KB자산 ′휠라코리아′, 한국밸류 ′삼성증권′ 비중 톱
운용사별 수익률·종목 편차 커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본격적인 지배구조개선 의지를 보인 것을 계기로 행동주의 펀드가 최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권리 행사로 저평가 해소를 추구하는 전략을 쓰는 행동주의 펀드들은 어떤 종목을 담고 있을까.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목 확인이 가능한 행동주의 공모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주주가치포커스’ 펀드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주주행복’ 펀드가 유일하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각각 –2.55%와 1.87% 수준으로 약 4.5%p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은 –0.48%다.
이들 펀드는 주주가치가 저평가 된 종목 및 주주가치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하지만 실제 담고 있는 종목은 크게 차이를 보였다. 상위 비중에서 겹치는 종목은 없었다.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 개요 |
우선 KB주주가치포커스는 지난 3월 설정됐으며 주식과 유동성자산 비중이 각각 92.28%와 7.72%를 차지한다. 주식에선 휠라코리아(5.36%) 비중이 가장 높았다. 컴투스(4.21%), 메지온(3.82%), SK(3.50%), HDC(2.91%), 한솔제지(2.87%), 효성티앤씨(2.75%), SK디앤디(2.67%) 순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정용현 책임은 “기업의 내재가치(잉여현금흐름, 배당수익률, EV/EBITDA)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 평가를 통해 투자 대상 종목군을 선별한다”며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기업 및 향후 주주가치 제고 정책 시행이 기대되는 기업을 최종 선별해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펀드는 지난 5월 광주신세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지주사 적자사업부인 조이마루를 인수하기로 한 골프존에 대해서는 인수계약을 무산시킨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넥스트아이에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소액주주 가치가 훼손됐다’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보내 무분별한 자금 발행을 자제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10년투자주주행복펀드 개요 |
최근(7월) 설정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주주행복’ 펀드는 주식과 유동성자산 비중이 각각 95.68%와 4.32%를 차지한다. 삼성증권 비중이 6.22%로 가장 높다. 강원랜드(3.95%), 삼성물산(3.89%), 고려아연(3.89%), SK(3.85%), 현대백화점(3.83%), F&F(3.54%), POSCO(3.40%), 현대홈쇼핑(3.39%), 태광산업(2.94%) 순이다.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이채원 사장은 “우리는 적극적인 액티비스트를 지향하진 않는다”면서 “기업 동반자적 성격의 주주가치 개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배구조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거나 현금이 많은데 특별한 현금 사용 계획이 없는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저평가된 기업 등 가치 변화 없이도 구조만 바꿔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은 지주사가 첫 손에 꼽힌다. 지주사를 흔들면 여러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여기에 대주주 지분율과 시총이 적고 주식거래량이 일정 수준 이상, 주가 할인 요소가 많은 점 역시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윤태호 한국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저PBR주가 많이 포진한 이유는 오너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한 기업가치 개선에 소극적이거나,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소극적인 IR 활동으로 기업의 본질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취약한 대주주 지분과 낮은 배당성향, 자산의 과다 보유 대상 기업에 대해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이 차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