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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엘리자벳' 김소현 "5년 전보다 더 깊어지고 달라졌죠"

기사입력 : 2018년12월03일 18:06

최종수정 : 2018년12월03일 18:06

2013년 공연 당시 '인생캐' 극찬…5년 만에 '쏘엘리' 귀환
전 공연보다 더욱 깊어진 감성과 달라진 이해도로 공연중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어제(2일) 낮공 1막 엔딩 때 파워풀하게 하고 싶어서 3도를 높여서 불렀어요. '엘리자벳'을 여러 번 관람하시고 더 잘 아는 관객들이 많잖아요. 깜짝 놀라시더라고요(웃음). 제가 실수한 걸로 알까봐 걱정도 되고 아쉽기도 해요. 미완성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03 pangbin@newspim.com

'쏘엘리'라는 별명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극찬을 받았던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5년 만에 다시 한번 뮤지컬 '엘리자벳'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애정이 가득한 작품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트 한 권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 그녀를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스핌이 만났다.

"데뷔할 때부터 한 작품을 할 때마다 노트 한 권을 다 채웠어요. 가사를 적기도 하고 대사를 적기도 하고, 제가 생각하는 것들, 느끼는 것들을 적어놓는 거죠. 자다가 일어나서 쓰기도 해요. 쓰고 다시 읽고 다지면서 정리되는 게 있어요. 몇십 권 되죠. 대학생 때는 악보에 그림을 많이 그리기도 했어요(웃음). 공연 분장도 직접 해요. 자기 얼굴은 자기가 가장 잘 알잖아요. 분장하면서 목도 풀면서 생각도 하면서, 저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공연 전에 들뜨는 게 없어요."

뮤지컬 '엘리자벳'(연출 로버트 요한슨)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았던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죽음(Der Tod)'의 사랑을 그린, 실존 인물과 판타지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탄생한 작품. 김소현은 지난 2013년 '엘리자벳'으로 무대에 오른 후, 올해 다시 한번 '엘리자벳'을 맡아 열연중이다.

"'엘리자벳'은 저한테 큰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에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배우로서 끝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 아기를 낳은 지 1년도 안 돼서 너무 훌륭한 작품을 만나게 된 거죠. 이 작품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오디션을 뒤늦게 보고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돼 아쉬운 점이 많았죠. 시대, 신분, 국적을 떠나서 한 여자의 일생을 이야기하는데 여자로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5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 많은 작품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서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상상력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5년 전과 지금의 감정의 폭이 정말 달라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03 pangbin@newspim.com

특히 김소현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실제 엘리자벳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 다녀오기도 했다. 뮤지컬 일정으로 바쁜 가운데, 시간이 나자마자 곧바로 생각한 곳이 빈이었다고.

"2013년 '엘리자벳'이 끝나고 나서 끊임없이 좋은 작품들을 많이 했어요. 제2의 전성기 같았죠(웃음). '마리 앙투아네트'도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잖아요. 그래서 파리도 가보고 싶었죠. '명성황후'가 굉장히 오랫동안 공연을 했는데 열흘 정도 시간이 주어져서 남편(손준호)이랑 빈, 파리를 다녀왔죠. 너무 행복했어요. 그렇게 멋있는 궁에 살면서 왜 그렇게 답답해 하고 벗어나고 싶을까 상상만 했잖아요. 직접 가보니까 공간이 너무 작고 숨 막히기도 했어요. 칼에 찔린 실제 옷도 보고, 개미 허리의 실체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죠(웃음). 얼마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옭아맸는지 실제로 볼 수 있었어요. 그 전과 후가 정말 다른 느낌이에요."

극 중 '엘리자벳'은 활기 넘치고 자유분방했던 어린 시절과 달리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와 결혼하면서 엄격한 황실 생활에 지쳐간다. 자신을 옭아매려는 시어머니 소피와 갈등하고, 비극을 맞는 인물이다. 무대 위에서 10대부터 60대까지 표현해야 하며 공감하기도 어려운 캐릭터. 김소현 외에 옥주현과 신영숙이 같은 역할을 맡았다.

"'엘리자벳'은 자기 내면과의 싸움이 많아요. 자칫 잘못하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캐릭터죠. 풍족하게 누렸음에도 정신병에 걸렸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어요. 그녀의 아픈 내면을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과 내공이 필요해요. 집중하지 못하면 절대로 관객이 박수쳐주기 힘든 역할이에요. 10~30대는 경험을 했던 나이라 괜찮았는데, 50~60대는 상상을 해야 하잖아요. 자기가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이를 유지하려는 강박이 있는 여자의 노년은 다르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꼿꼿이 허리를 펴고 있죠. 옥주현 씨, 신영숙 씨는 워낙 파워풀하고 저는 조금 더 여성스럽죠. 사실 그 분들을 공연을 보면 제가 못 가진 걸 해보고 싶고, 억지로 흡수하려 할 것 같아서 자제하고 있어요.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극단적으로 다 달라요(웃음)."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03 pangbin@newspim.com

작품에서 유일하게 창조된 캐릭터 '죽음'은 '엘리자벳'의 곁을 맴돌며 끊임없이 유혹한다. '엘리자벳'이 원하는 진정한 자유는 '죽음'이라고 주장하는 '죽음'은 김준수, 박형식, 정택운(레오)가 맡는다. 특히 김준수는 제대 후 첫 복귀작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김소현은 "'죽음'이 너무 젊어졌다"고 말했다.

"나이대가 어려저서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해석되는 것 같아요. 신선해졌어요. 초반에는 '엘리자벳' 캐스트만 알고 있다가 '죽음' 캐스트가 나오자 잠시 정적이 흘렀죠(웃음). '삼총사'에서 풋풋한 (박)형식 씨를 만났을 때 너무 미안했어요(웃음). 다시 못 볼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났죠. 레오 씨는 처음 봤는데, 그 전에 (김)준수 씨와 하긴 했지만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일단 그들의 극세사 다리에, 얼굴 크기에 멘붕했죠(웃음). '죽음'이라는 캐릭터가 비현실적인데 그걸 훨씬 더 많이, 다른 느낌으로 살리는 것 같아요. 로맨틱하기도 하지만, 내 안의 또다른 나 같은 느낌으로 다른 차원으로 접근하게 되더라고요. '엘리자벳'으로서는 겹겹이 감정의 쌓이고, 레이어가 더 많이 생긴 느낌이에요."

이번 작품은 남편이자 뮤지컬 배우인 손준호와 함께 출연한다. 앞서 뮤지컬 '명성황후'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출연한다. 실제로도 부부지만 극 속에서도 부부 사이로 열연 중이다. 손준호는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오제프' 역이다.

"사실 작품에서 민영기 씨랑 부부 역할을 정말 많이 했어요. 실제로 '여보'라고 부를 때도 있고, 제가 그렇게 부르면 돌아볼 정도죠(웃음). 결혼하기 전에 같은 작품이나 사랑하는 사이는 피하자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실 줄 알았다면 진작 할 걸 그랬어요(웃음). 보시는 분들 광대가 승천하고, 설렌다고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죠(웃음). 다른 배우 분들이 불편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옥주현, 신영숙 씨에게 되게 미안했어요. 그런데 너무 편하게 잘 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처음에 연습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니까 집에서도, 이동할 때도 많이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지금은 화장도 못 지울 정도인데 자꾸 (손)준호 씨가 코멘트를 해서 힘들 때도 있어요(웃음). 너무 24시간 '엘리자벳'과 '요제프'죠(웃음)."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03 pangbin@newspim.com

여리여리한 체격,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털털하다'고 말하는 김소현. 유리멘탈임에도 후기 보는 것을 좋아하고, DM(다이렉트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기도 한다. 캐릭터와 현실의 괴리감에 힘들기도 하지만 남편의 도움이 크고, 체력도 작품만 시작하면 샘솟는다고.

"배우하기에는 정말 유리멘탈이에요(웃음). 데뷔했을 때보다 무대에 오래 설수록 더 어렵다는 걸 아니까 무서움이 커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저 자신을 많이 내려놓았죠. 예전에 윤복희 선생님이 제가 떨리다고 하니 '그 역할이 되면 된다'고 말하셨는데 그때는 그 답이 섭섭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씩 느끼고 있죠. 제 욕심을 앞세우지 않으려고 해요. 어쩔 수 없이 작품에 대해 계속 생각해야 하고, 특히 계속 죽는 캐릭터를 많이 하다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손준호 씨가 많이 깨워주죠(웃음)."

'엘리자벳'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의지를 표현한 '나는 나만의 것'이 대표 넘버지만, 김소현은 '아무것도' 넘버에 더 공감이 간다고. 이번 공연에서는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라는 넘버를 할 때 다른 느낌이 든단다.

"여자로서 1막 엔딩(나는 나만의 것)이 정말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줄 수 있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것도'를 부를 때 황금기를 살았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뭘까 생각하게 되는데 여배우로서 느끼는 것과 맞닿은 부분이 있죠. 공감이 많이 돼요. 아픈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아무 곳에도 의지하지 못하고, 실제로 공연할 때도 엄청 많이 울컥하고 쏟아내게 되는 것 같아요.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를 할 때 1막과 2막 때 느낌이 달라요. 특히 2막에서는 참 어려운 장면이죠. 손준호 씨가 눈물이 난다면서 다른 해석을 하는데, 그렇게 다른 액션을 주니 저도 다른 리액션이 나오더라고요. 시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3일 서울 오전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03 pangbin@newspim.com

얼마 전 김소현은 KBS '해피투게더3' 스페셜 MC 녹화를 마쳤다. 소위 '엄유민법'이라는 유준상,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출연 특집으로 이들과 모두 인연을 맺고 있어 다양한 에피소드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뿐만 아니라 김소현은 지난 여름 라디오 DJ로 활약했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여기에 육아까지 더해져 2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바쁘지만, 김소현은 시간을 쪼개는 만큼 각각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다고 귀띔한다.

"사실 MC라고 하기에 너무 놀랐죠. 출연하는 오빠들도 다 '네가 왜 나오냐' 했었거든요(웃음). 그래도 처음 만난 에피소드부터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재밌었어요. 비방이 많아서 잘릴까봐 아쉽죠(웃음).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 씨도 재밌었다고 해줬어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드라마 '왕과 나'에 출연해서 처음 악역도 하고 나름대로 파격 변신을 했어요. 그 때 아무 것도 몰랐던 때라 많이 혼났죠. 더 알고 했으면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아쉬움에 지금까지도 계속 준비만 하고 있죠. 예능 카메라 울렁증은 없어도 드라마 카메라 울렁증은 아직 있어요(웃음). 아이는 예능에서 완전 은퇴했어요. 아이 인생을 위해서요(웃음). 결혼 전에는 모든 시간에 저에게 온전히 주어졌는데, 지금은 다 조각내야 해요. 그래도 거기에 최선을 다하게 되니까 오히려 더 소중하고 좋네요."

최근 공연계에는 성별 구분 없는 '젠더 프리 캐스팅'이 이어지고 있다. 김소현 또한 "남자로 태어나지 못한게 한이 될 정도로 '지킬앤하이드'의 '지킬' 역을 해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김소현은 다른 어떤 것보다 매 작품 진심을 쏟아내는 배우가 되길 원하고 있다.

"배우로서 '지킬앤하이드'의 지킬'은 정말 해보고 싶어요. 매력있죠. 제게 남자 역할을 주시려고 상상도 안 하시겠지만(웃음), 언젠가 주어진다면 정말 멋있게 해보고 싶어요. 워낙 뮤지컬 마니아 분들이 많아서, 제가 아니라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특별 공연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어떤 분은 '엘리자벳'에서 '옥토드(옥주현)'와 '쏘엘리(김소현)'가 보고 싶다고 했어요. (신)영숙 씨가 '루케니'를 하고요. 재밌어요. 제가 좋은 역할을 너무 많이 해서 뭘 해보고 싶다고 하면 후배들에게 미안한 것 같아요(웃음). 지금 많이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테크닉이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제 마음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진심을 쏟아내는 배우로 계속되고 싶어요. 떨림이 없어지면 은퇴하라고 하잖아요. 마지막까지 떨림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싶어요(웃음)."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는 2월10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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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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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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