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 AI 접목한 첨단 스마트 양돈업 진출 발표
세계 돼지 절반 중국, 코스트 경쟁력 제고 혼신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 2위 기업 징둥(京東)이 최근 양돈사업에 뛰어들면서 중국 인터넷 IT업계에 돼지 사육사업 진출 붐이 이어지고 있다. 징둥은 AI기술을 접목해 질좋고 싼 돼지고기를 생산해 축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왕이(網易, 넷이즈)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IT기업의 돼지 사랑이 지속되자 ‘돼지를 키우지 않으면 중국 인터넷 기업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 미국보다 비싼 중국 돼지, 인공지능으로 원가 절감
20일 징둥은 ‘2018 징둥 디지털과기 익스플로러(explorer) 대회’를 개최하면서 “지능화 디지털화 인터넷화 된 첨단 양돈 사업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차오펑(曹鵬) 부총재는 ▲신농(神農)대뇌(인공지능)▲신농사물인터넷(IoT)▲신농시스템(서비스형소프트웨어, SaaS) ▲사료 로봇 ▲3D CCTV 등 기술을 언급했다.
그는 “징둥의 첨단 양돈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건비 30%, 사료 소비량 10%를 줄일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는 500억위안(약 8조원)의 원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농업전문가인 리더파(李德發) 눙예(農業)대학교 동물과기학원 교수도 참석해 ‘징둥 농업원사연구원’ 설립을 선포했다. 그는 “중국은 모두 7억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그러나 미국과 비교할 때 생산 운송 세금 등 분야에서 비용 부담이 커 생산 원가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더파 교수는 “성장 속도, 생식 능력, 고기 품질 등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관리하면서 중국 양돈업계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싱예(興業)증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돼지 1kg당 사육 원가는 12.5위안으로 미국(8.7위안)의 1.5배 수준에 달한다. 중미 원가 차이는 매년 좁혀지고 있으나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징둥이 올해 갑자기 축산업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다. 앞서 징둥은 농가들과 협업해 IoT를 접목한 닭, 소 사육 사업에 나섰고, QR코드를 이용한 고기 유통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 ‘양돈 사업은 내가 선배’ 왕이, 알리바바
돼지사육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인터넷·게임기업 넷이즈다. 딩레이(丁磊) 왕이 회장은 2009년 “부모님께 건강한 음식을 드리고 싶다”며 돼지 사육을 시작했다.
갑작스런 사업 확장에 초반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으나 왕이는 10년 가까이 ‘웨이양주(未央豬)’라는 독자적인 돼지 사육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엔 웨이양주 오프라인 정육점을 열었고, 흑돼지 0.5kg에 50위안이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1시간 만에 물량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왕이의 직원식당 역시 ‘돼지공장(豬廠)’이라 불릴 정도로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고급 흑돼지 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는데 너무 맛있어서 근처 신랑(新浪) 바이두(百度) 등 직원들까지 놀러 와 먹고 갈 정도다.
올해 인터넷대회에서도 딩레이 왕이 회장은 참가 기업인들에 흑돼지 요리를 내놓으며 “양돈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알리바바도 올해 2월부터 알리클라우드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프로그램 ‘ET 브레인’을 접목한 양돈 사업을 시작했다. 양육 환경부터 가축의 건강 상태까지 통합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의 ET브레인은 기업과 도시 운영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프로젝트로, 올해 평창 올림픽에서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왕이의 직원식당 '돼지공장'에서 배식받는 직원들.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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