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노인놀이터①] 미세먼지·찬바람 잊은 어르신...공원서 "장군멍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 종로 탑골공원·종로공원서 '장기 대국'
"집에만 있으면 병나"...서울·경기 각지서 모여
직접 장기판 만들기도..."보이던 얼굴 안 보이면 걱정"
끼니 해결 위해 2000원 국밥·무료급식소 이용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장이요. 나한테 상대가 안 되는구먼.” “아이고. 10년 만에 한 번 졌네. 허허.”

19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과 종로공원은 장기 한판대결을 벌이는 어르신들로 시끌벅적했다. 외통수에 걸려 승부에서 진 어르신은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외려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주변에선 ‘딱딱’ 장기판과 장기알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장기 대국을 벌이고 있었다. 일부 어르신은 장기 대국이 벌어지고 있는 주위에 모여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8.11.19 sun90@newspim.com

장기 대국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비어 있는 자리에 앉기만 하면 된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김상기(73) 할아버지는 “빈자리에 앉아 별말 없이 장기알을 놓으면 대국이 시작된다”면서 “장기를 두거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가 지나간다”고 말했다.

과거 목공수로 일했던 박상재(83) 할아버지는 아예 어르신 맞춤형 장기판을 제작했다. 긴 판자 양쪽에 스티로폼으로 의자를 만들고, 가운데 장기판을 둔 형태다. 박 할아버지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 솜씨를 발휘해봤다”며 “아저씨들 반응이 좋아 3개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웃었다. 김 할아버지는 집에 돌아갈 때까지 무료로 장기판을 제공한다. 그는 여름에는 늦은 밤까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오후 5시면 귀가한다.

이처럼 탑골공원과 종로공원을 찾는 어르신들은 장기 한판으로 친분을 쌓고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낸다. 일부 어르신은 장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낀다. 경기도 구리와 안산, 인천 등 먼 곳에 거주하는 어르신도 이곳을 찾는다. 동네 양로원이나 복지관을 대신해 그들만의 놀이터로 자리를 잡았다. 마치 젊은 세대가 어울려 게임을 즐기는 ‘PC방’과 비슷한 풍경이다.

◆ 미세먼지 ‘나쁨’? 그들을 막을 순 없다

어르신은 찬바람과 미세먼지도 잊은 채 승부에 집중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은 큰 일교차와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였다. 탑골공원 인근에서 만난 양모(82) 할아버지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매일 이곳을 찾는다. 양 할아버지는 “할 일도 없고 집에 있긴 답답해 나온다”면서 “오늘 정도면 나오기 좋은 날씨다. 미세먼지 나쁜지도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대다수 할아버지가 양 할아버지와 같은 이유로 공원을 찾는다. “일을 그만두고 할 일이 없다” “집에만 있다간 병날 것 같다” 등 방문 이유는 대개 비슷하다. 장기를 구경하던 김재철(79) 할아버지는 매일 공원에 나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김 할아버지는 “여기 장기를 두는 아저씨는 공원에서 처음 만나 십년지기가 됐다”며 “매일 방배동에서 오는 아저씨도 있는데, 오늘은 안 보이네”라고 귀띔했다.

과거 목공수로 일했던 박상재(83) 할아버지가 직접 제작한 장기판의 모습. 길다란 나무 널판 가운데 장가판이 있고 양쪽으로 푹신한 스티로품이 붙어있는 좌석이 있다./[사진=노해철 기자] 2018.11.19 sun90@newspim.com

김 할아버지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서로 이름과 나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얼굴이나 사는 동네 정도만 공유한다. 그럼에도 늘 보던 얼굴이 안 보이면 걱정부터 든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건강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매일 나오던 사람이 갑자기 안 나오면 어디 아픈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방배동 아저씨의 안부를 궁금해했다.

◆ 국밥 한 그릇 2000원..."가격 싸도 맛있어"

한푼이 아쉬운 어르신들에게 탑골공원과 종로공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가가 싸고 무료급식소 덕에 식비를 아낄 수 있어 더욱 반가운 곳이다. 

실제 탑골공원 인근 식당의 시래기 된장국은 단돈 2000원이다. 바로 옆 식당의 소고기뭇국은 2500원. 경기도 구리에서 공원을 찾은 차길수(80) 할아버지는 “지금 2000원으로 어디 가서 밥을 사 먹을 수 있냐”며 “가격은 싸도 맛은 빠지지 않는다”고 웃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으로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원각사는 매일 어르신을 위해 무료로 점심을 제공한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8.11.19 sun90@newspim.com

이마저도 부담을 느낀 어르신들은 무료급식소를 이용한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탑골공원을 찾는 어르신을 위해 매일 공짜점심을 제공한다. 이날 오전 11시 원각사 앞은 이미 어르신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종로 세운상가 근처 천사 무료급식소 역시 매주 3일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집 근처 노인정에선 편하게 장기 두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송모(72) 할아버지는 “동네 노인정은 회비다 뭐다 돈만 들어가고 정이 가지 않는다”며 “여기는 돈도 안 들고 편하게 오갈 수 있어 3개월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기 대국을 구경하던 또 다른 할아버지는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여기 나와 장기 한판 이기고 어울리는 게 낙이라면 낙”이라고 털어놨다.

sun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하성 애틀랜타 잔류…1년 2000만 달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다년계약 의지를 접고, 다시 한 번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던 그는 결국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닷컴과 현지 유력 매체들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의 1년 계약을 알리는 애틀랜타 홈페이지 그래픽. [사진=애틀랜타] 2025.12.16 zangpabo@newspim.com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고, 이후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으며 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 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성적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으로 마무리했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뛴 24경기에서는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은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거의 나오지 않아, 애틀랜타를 포함한 여러 구단이 유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MLB닷컴 역시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년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결과는 1년 계약이었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 측은 다년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평균 연봉과 보장 기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몸 상태와 수비는 이미 증명된 만큼, 한 시즌 더 건강하게 뛰고 다시 시장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장기 플랜을 팜 시스템과 병행해 설계하는 상황이라, 1년 고액 단기 계약으로 2026시즌 공백을 메우는 게 이해관계에 맞았다.​ 유격수 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별도의 트레이드 패키지 없이 단기 재계약으로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는 점은 애틀랜타 프런트의 가성비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은 "우리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시절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은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많은 걸 갖춘 좋은 선수"라며 "이번 1년 계약이 우리 팀과 관계를 지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추후 장기계약 가능성을 열어뒀음을 보여줬다. 결국 김하성의 선택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위한 1년짜리 베팅인 셈이다. 부상 리스크를 털고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르면서 롱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FA 세 번째 도전이 될 내년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zangpabo@newspim.com 2025-12-16 11:38
사진
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