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최근 싱글족 증가와 함께 이들이 중국 소비 주력군으로 떠오르면서 ‘싱글 경제’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혼밥(혼자 먹는 밥)',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행(혼자 하는 여행)' 등 싱글족 관련 신조어가 자연스런 일상어로 자리잡았으며 업체들은 싱글족 시장에 대응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중국 싱글족은 2억 4000만 명에 달하며, 조만간 4억 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1인 노래방 [사진=바이두] |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소득과 함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혼 해서 가정을 꾸리기보다는 개인적 삶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을 위한 소비 지출에 적극적이어서 소비 주력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저우칸(新周刊)’에서 발표한 ‘중국싱글족보고서(中國單身報告)’에 따르면 중국 1,2선 도시에 거주하는 싱글족 중 무려 28.6%가 명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족 중에는 매달 여행을 다니는 사람도 31.6%나 된다. 이들 싱글족들은 차량 구입 시 브랜드 인지도를 매우 중시하며 중국 국내 브랜드보다 독일 등 해외차 브랜드구매 비율이 더 높았다.
허츠하오(賀慈浩) 저장(浙江)대 부교수는 “중국 싱글족은 주로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중산층으로서, 대부분 탄탄한 수입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들의 구매력이 중국 GDP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스턴 컨설팅(波士頓咨詢, BCG)과 알리바바(阿裏巴巴)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7 중국 소비추세보고서’에서는 중국 싱글족 수가 2억 4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와 영국 두 나라 인구의 총합과 비슷한 규모다. 중국의 싱글족 인구는 10년 전만 해도 고작 6%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제 발전과 함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4억 명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다.
알리바바가 발표한 ‘중국 쿵차오(空巢,빈 둥지) 청년도감’에 따르면 싱글족은 주로 여가활동과 맛집 탐방에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시작돼 한국, 중국에까지 유행처럼 번진 1인 식당 역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혼밥'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또한 홀로 영화관을 찾는 싱글족이 늘면서 2016년 약 375만 명이 '혼영'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싱글족의 8%에 달하는 규모며, 그 중 혼자 매월 영화관을 찾는 싱글족들만 6만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족 중 여성은 피부 가꾸기, 의류 구입, 운동과 건강, 남성은 운동, IT, 음악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최근 싱글족 소비 트렌드에 맞춰 1인 노래방, 1인 헬스장 등 관련 소비제품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1년 처음 ‘싱글경제’가 소개됐을 때만해도 소비의 주체는 여성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남녀 불문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 소비에 나서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둥싱(东兴)증권은 “중국 싱글족 비율은 전체 인구의 17.4%로 미국(45%) 일본(32.4%) 한국(23.9%)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며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싱글족 열풍으로 볼 때, 중국은 지금이 초기 단계로서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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