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국정원, 출입국 기록 등 허위로 문서 작성해 증거로 제출
이 전 국정원 국장 “대부분 인정하지만 일부는 다투겠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에 대한 간첩 증거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전 국가정보원 간부들이 "사실관계 대부분은 인정하지만 증거은닉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투겠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공문서변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과 최모 전 부국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전 국장 측은 지난달 26일 있었던 첫 공판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이 전 국장 측 변호인은 "진술 중 일부가 피고인의 기억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며 "증거은닉과 공문서 변조 혐의에 대해서는 차후 변론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최 전 부국장 측도 "자료 제출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부 자료에 대해서는 은닉한 적이 없어 증거은닉 부분은 법리적으로 다투고 싶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국장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유 씨의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유 씨의 중국-북한 출입국 기록에 대한 영사 사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증거로 제출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은 유 씨 사건을 수사하던 국정원이 관련 증거들을 위조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5년 자신의 오빠가 간첩이라고 말한 유 씨의 동생 유가려 씨의 진술에 대해 법원은 위법한 증거 수집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유 씨 사건에 국정원의 증거 조작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내달 5일 결심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