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과 유럽에서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와 세계 성장에 대한 우려, 무역전쟁의 공포로 회사채 발행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화와 유로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정보 제공업체 딜로직(Dealogic)을 인용해 10월 투자 등급 회사채 발행이 9월보다 3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은 같은 기간 50%나 급감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은 1년 전보다 12%나 줄었으며 투기등급의 회사채 발행도 약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지난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으면서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투자등급의 유럽 회사채로 유입된 자금은 9월보다 75%나 감소했으며 1년 전보다 40% 줄었다. 투기등급 회사채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82%나 급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에서 31억달러의 자금을 빼갔다. 지난 두 달간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의 유출액은 252억달러를 기록했다. 투기등급의 회사채 펀드 역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주식 펀드에는 지난주 8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컬럼비아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올리펀트 책임자는 “이자율 투자 관점에서 2018년은 잊힌 한 해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지속한 신용 사이클의 끝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랠리를 펼쳤던 채권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 추세가 뚜렷해졌다. 지난달에는 특히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와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가 신용시장에 타격을 줬다. 이것은 주식시장과 엮였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한동안 신용시장을 지지했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종료되고 긴축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도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말 자산매입프로그램(양적완화)을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달 채권 매도세는 주식만큼 강하지 않았지만 지난 30일 투자등급 채권과 국채금리의 차이는 미국에서 1.51%포인트, 유럽에서 1.4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것은 지난 2월 초 위기 후 최저 수준인 1.08%포인트와 0.82%포인트보다 확대된 수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하락한다고 해도 회사채 스프레드가 계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통화 부양책 후퇴, 무역에 대한 우려와 같이 시장을 억눌렸던 요소들이 계속해서 남아있기 때문이다.
앱솔루트 리턴 본드 펀드의 울프강 보어 공동 매니저는 “회사채는 새로운 체제로 들어가고 있으며 과도기는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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