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10월 전세계 주식시장이 도미노 하락을 연출한 데 따라 증발한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23개국 주식시장을 반영하는 MSCI 월드 지수가 1월 고점 대비 15% 떨어진 상황.
투자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과 상품, 리츠까지 주요 자산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숨을 곳이 없다는 주장에 시장 전문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미국 단기물 국채로 뭉칫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각)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주식 60%와 채권 40%로 구성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에서 10월 3.5%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전통 자산이 일제히 하락한 데 따른 결과로, 지난 2001~2002년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기 이후 목격되지 않았던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 채권 비중을 75%까지 높이고 주식 비중을 25%로 낮춘 포트폴리오에서도 10월 2%를 웃도는 손실이 발생했다.
분산 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를 생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달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8% 가까이 하락해 8년래 최악의 성적을 거뒀고,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역시 6% 가까이 후퇴했다.
상황은 아시아 주요 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2010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손실을 낸 가운데 상당수의 국가가 두 자릿수의 주가 하락을 연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가 연율 기준으로 9.7%에 달하는 손실을 냈고, 투자등급 채권 역시 4% 떨어졌다.
미국 정크본드 역시 10월 1.81% 하락해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쓰나미를 방불케 하는 금융시장의 급락에 투자자들이 몸을 숨긴 곳은 초단기 미국 국채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만기 1~3개월 미 국채에 집중 투자하는 SPDR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한 주 사이 5억8100만달러의 자금이 집중, 2011년 이후 최대 자금 홍수를 기록했다.
10월 한 달 동안 펀드로 밀려 든 유동성은 17억달러에 달했다. 이 역시 7년래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골드만 삭스가 운영하는 만기 1년 미만 국채 ETF 역시 최근 한 주 사이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자산시장의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브 치아바론 글로벌 자산 배분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공격적인 양상을 취할 것”이라며 “자산시장이 정점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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