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17일까지…중국·호주 순회전
문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명은 인류가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형태의 문화다. 문명은 쌓이고 또 쌓인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른다."
사진을 통해 동시대 문명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하는 전시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18일 개막)을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 로잔 엘리제 사진미술관장 윌리엄 A. 유잉은 '문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윌리엄 A. 유잉이 17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된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전시 간담회에서 작품 토마스 스투루트의 '페르가몬박물관1'을 소개하고 있다. 2018.10.17 89hklee@newspim.com |
유잉은 17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기자간담회에서 "인류는 수렵채집을 시작했고 다음 정착하고 마을은 건설하고 도시를 만들고 국가를 만들었다. 인류는 바퀴를 발명하고 글씨를 쓸 수 있게 됐고, 수학과 과학, 예술을 만들었다. 이 모든 일은 최근에 일어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래학자 제임스 마틴의 말을 인용해 "호모사피엔스는 스스로 자멸할 수 있다고 했다. 스스로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 눈 앞에서 매 시간 만들어지는 이 지구상과 행성상의 문명을 보여준다. 아울러 인류가 공유하는 우려상, 앞으로 다가올 문명에 대한 고민도 나눈다"고 말했다.
사진으로 '문명'을 이야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진 역시 문명처럼 누적되는 것이며, 사진 작업을 위해서는 한 사람이 아니라 집합체가 움직인다. 이 역시 문명과 닮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아시아, 호주, 유럽, 아프리카, 북남미 등 32개국 135명의 작가들이 작업한 300여 점의 작품으로 채운다. 칸디다 회퍼, 토마스 스트루트, 올리보 바르비에리, 에드워드 버틴스키, 왕칭송 등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해외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국내 작가 KDK(김도균), 김태동, 노상익, 노순택, 정연두, 조춘만, 최원준, 한성필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은 1990년대 초부터 25년간 형성되어온 지구의 문명을 조망한다. 특히 개인성을 강조하는 현대 시대에 가려진 '집단적인' 행동과 성취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일하고 노는지, 협력하고 경쟁하는지 등 문명의 다채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전시는 작가들이 포착해낸 문명의 다양한 측면을 담은 8개 섹션 △벌집(Hive) △따로 또 같이 △흐름 △설득 △통제 △파열 △탈출 △다음으로 구성된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작가 미하엘 나야르가 '빠.르.게'를 설명하고 있다. 2018.10.17 89hklee@newspim.com |
인트로에서는 토마스 스투루트의 '페르가몬박물관1'을 통해 과거의 문명이 우리에게 가르쳐줄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3000년 전 지어진 건축물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과거 이 건물을 건축한 설계자들이 현재와 같은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음을 이야기한다.
바로 옆에 놓인 리하르트 데 차르너의 '무관심 속의 공존'으로 과거 이집트 유적인 왕과 왕비의 무덤이 놓인 곳에 현대 기술인 전력과 도로가 들어섰지만 이들은 공존하곤 있지만 서로 무관심한 관계가된 상황을 고찰한다.
전시는 글로벌한 발전을 이룬 도시의 모습을 담은 '벌집' 섹션을 시작으로 중국 외딴 지역에 자리한 지구 최대의 천문 전파망원경인 '구경 500m 망원경'의 모습을 담은 미하엘 나야르 '빠.르.게'가 전시되면서 '다음(Next)' 섹션으로 끝을 맺는다.
문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사진으로 엮은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은 18일 개막해 과천관에서 내년 2월17일까지 열린다. 이후 중국 베이징 올렌스 현대미술센터(2019년 3월),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2020년 9월),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립문명박물관(2021년 1월) 등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