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6일 금리인상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연방기금 금리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5년 12월 금융위기 후 첫 금리인상으로 이른바 제로금리 정책에 종료를 고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또 한 차례 이정표가 세워졌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가진 연준은 이미 예고했던 것처럼 연방기금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제로금리 정책 종료 후 이번까지 총 8차례에 걸친 긴축에 따라 금리는 2.00~2.25%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는 사실상 10년만에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선 셈이다.
아울러 연방기금 금리가 연준 정책자들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0%를 뚫고 오른 것도 10년만에 처음이다.
정책자와 시장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소위 중립 금리에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경기 부양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던 정책 기조가 한 페이지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이날 연준 정책자들이 성명서에서 ‘완화적(accommodative)’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은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연준은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미국 투자 매체 CNBC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상징적인 수순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구 삭제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이번 문구 삭제가 경기 과열을 방지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중립 금리에 도달하는 문제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액면 그대로 정책 금리 수준이 경기를 부양하기에 부적절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의미라기보다 향후 정책 기조에 대한 연준의 의사가 담긴 결정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스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문구 삭제에서 정책적인 융통성이 확인됐다”며 “금리가 완화적이지 않다는 것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고, 긴축 사이클이 가까운 시점에 종료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연준의 회의 결과가 전해진 직후 뉴욕증시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인 한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을 포함한 정책자들이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과도한 힌트 제공을 지양하겠다는 뜻이 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내년 세 차례의 긴축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책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고용시장이 훈풍을 내는 한 금리인상을 지속해 과열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플레이션이 통제되는 만큼 긴축을 조만간 종료해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된 상황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역 마찰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과 달러화 추가 상승 및 신흥국 혼란 등 잠재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반적인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한편 대규모 관세에 대한 기업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