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50%이상 대환대출…렌딧, 이자절감액 100억 돌파 앞둬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 네일숍을 운영하는 이선아(29)씨는 부족한 창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행에서 연 24%로 1000만원을 빌렸다. 이후 P2P(개인 간 거래·Peer to Peer) 회사에서 연 12%로 1000만원을 빌려 저축은행 대출금을 갚았다. 그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1년간 24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줄었다.
'금리 갈아타기'를 위해 P2P대출시장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 기존 금융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다는 이점에서다.
개인신용대출 P2P회사 렌딧이 지난 2015년 5월 첫 대출부터 지난 13일까지 집행한 대출을 조사한 결과, 54.2%가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을 갚는(대환대출) 목적이었다. 또 업권별 대환대출 비율은 카드(카드론)가 47.2%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 29.2%, 캐피탈 14.7%, 대부업 7.8%, 보험 1.1% 순으로 뒤따랐다.
대환대출 전 이들이 부담하는 평균금리는 연 20%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환대출 후 평균금리는 연 11.3%로 8.7%포인트 하락했다. 대부업이 17%포인트로 금리 하락폭이 가장 컸고, 저축은행 12.3%포인트, 카드(카드론)·캐피탈 6.1%포인트, 보험 0.2%포인트 순이었다. 렌딧 측은 고객들이 약 100억원의 이자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개인신용대출 P2P회사인 '8퍼센트'도 비슷했다. 8퍼센트에 따르면 올해 대출자 3500명 중 대환대출이 목적인 고객은 50.2%를 차지했다. 이들 역시 8퍼센트를 찾은 뒤 부담하던 평균 대출금리가 연 20%대에서 10%대로 절반 가량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P2P 특성에 기인한다. P2P회사는 온라인에서 투자자와 대출자를 직접 연결해 비용을 절감한다. 덕분에 P2P회사를 찾는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대출자는 대출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P2P금융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의 본질은 중신용자들에 중금리대출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P2P대출은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자금조달 창구로도 새롭게 떠올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소상공인 및 영세상인들은 낮은 신용도, 담보 부족으로 적기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면서 "P2P대출은 은행의 대체재이자 효과적인 금융공급 수단이다. 성장사다리 부재, 자금공급 축소의 출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P2P대출은 이자비용을 낮춤으로써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1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렌딧 대표도 "앞으로도 심사평가모델을 고도화해 1800만명 이상의 중신용자들이 적정 금리의 중금리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