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아니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 재차 강조
"이 자리 빌려 국민들, 지지자들께 죄송" 인사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지사는 27일 법정에서 “모든 분들께 미안하다”는 말로 처음 입을 뗐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안 전 지사는 “도덕적·사회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달라”로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이거 하나만은 말씀드리고 싶다”며 “어떻게 지위를 갖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뺏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가진 지위로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저 역시 고소인과 관계를 유지하며 도지사로서,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또 고소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위력이 아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기존 주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안 전 지사는 또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국민들과 충남도민, 지지자에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9일 검찰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진실은 진실대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도피나 회피를 하는 통상적인 피해자들과 다르게 아무렇지 않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재판부에 '무죄'임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27 yooksa@newspim.com |
이날 검찰은 “다시는 본건과 같은 권력형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안 전 지사에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성폭력 교육 이수 수강명령,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 등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법원을 빠져나오던 안 전 지사는 “4년 구형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 역시 “4년 구형은 너무 많다”며 급하게 법원을 빠져나갔다.
안 전 지사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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