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못마땅" 위안화 1년래 최저치와 맞물려 시선 집중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쓴소리를 냈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 회복을 깨뜨릴 수 있다며 못마땅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이날 발언은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1년래 최저치로 밀리며 환율전쟁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주요 통화에 대해 1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던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고,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탐탁지 않다”며 “경기가 상승 흐름을 탈 때마다 그들은 금리를 재차 올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정책자들이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일을 하도록 하자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그들의 정책 결정이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터뷰 내용은 이날 저녁 6시 전파를 탈 예정이다.
연준은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된 기관이다.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통화정책 방향에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이례적이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월 공식 취임 이후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올해 총 네 차례와 내년 세 차례의 추가 긴축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무역 마찰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됐지만 지난 17~18일 의회 증언에서 그는 인플레이션에 무게를 두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대폭 인하, 경기 부양에 전력을 다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반색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시선이 모인 것은 중국 위안화의 급락 때문이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6.8위안 선에 진입,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1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에 보복하고 있다는 진단을 조심스럽게 내렸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환율전쟁 리스크가 회자된 시점과 맞물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보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금융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장 초반 0.5% 내외에서 상승했던 달러 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면서 0.1% 내림세로 돌아섰다.
완만한 상승 기류를 탔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3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했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0.2~0.4% 선에서 후퇴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