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주력 종속회사 10곳서 670억 순손실
오너 경영공백과 주택사업 부진에 구조조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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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이중근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 공백 상황에 놓인 부영그룹이 주요 종속기업의 실적 부진에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
부영그룹 종속회사는 작년 대부분 적자에 빠져 그룹 유동성에 부담을 줬다. 특히 골프장과 리조트, 해외법인의 손실이 누적되는 실정이다. 당장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힘들어 자산 매각과 임대사업 축소와 같은 체질 개선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작년 비주력 종속기업 10곳에서 총 67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기업은 전년도 5곳에서 작년 7곳으로 늘었다.
비주력 종속회사 중 가장 큰 손실은 입은 회사는 부영KHMER와 부영KHMER 2다. 이들 회사는 지난 2007년 1월 캄보디아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했다.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다 작년에는 각각 393억원, 2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전년인 지난 2016년 부영KHMER 2는 192억원 순손실을 봤으나 부영KHMER는 135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북 무주군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작년 순손실 12억6000만원을 봤다. 전년 33억5000만원에서 손실이 줄었지만 최근 연간 10억~20억원대 적자가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1980년 조성된 만큼 시설이 오래되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졌다. 매출 규모도 지난 2014년 592억원에서 작년에는 505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2016년 인수한 강원도 태백 오투리조트는 42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다만 전년도 기록한 손실(2200억원)에서 상당 폭 회복한 것은 위안이다.
골프장 사업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제주도 더클래식CC는 작년 순손실이 5억3000만원이다. 손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년 91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제주도 부영CC는 작년 160억원 순손실을 나타냈다. 전년 순손실 92억원에서 실적이 더 악화했다.
베트남 주택, 상가건설업, 부동산 임대업을 위해 설립한 부영VINA과 라오스에서 골프장 운영을 총괄하는 부영LAO도 손실 구조가 계속돼 부영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고 있다.
부영그룹이 작년 10여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룹의 핵심 종속기업인 부영주택이 부진한 탓이다. 이 회사는 작년 2342억원 순손실로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전년 323억원 순이익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 임대와 분양사업이 평년 수준의 10~20%에 불과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영향으로 매출이 1조5596억원에서 898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업 운영에 들어가는 관리, 고정비는 크게 줄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이 감소하다 보니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당장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부동산을 비롯한 비주력 자산 처분과 주택 임대사업 축소도 이같은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부영은 지난 2016년 매입했던 옛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부영을지빌딩)을 1년여 만에 되팔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상금액은 4000억원대로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임대수익이 원활치 않을 경우 보유한 빌딩을 추가로 처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임대사업도 축소한다. 임대료 인상과 관련해서 곳곳에서 마찰을 빚자 보유한 땅은 점진적으로 임대주택보단 분양사업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중근 그룹 회장이 4000억원대 횡령·배임으로 구속 기소된 데다 주요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은 상태”라며 “오너의 경영 공백에 주택사업 부진까지 겹쳐 향후 공격적인 투자보단 비주력 자산 매각, 조직 구조조정과 같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