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의대학생 1089명 연서명·사퇴요구서 제출
"다음달 7일 수의대 교수회의 때까지 답변달라"
[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서울대에서 또 한 번 현직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정직 3개월의 징계가 결정된 사회대 H교수와 다른 인물인 수의대 H교수다.
서울대 수의대 학생회와 '수의대 H교수 성폭력 사건 #withU 연대'는 31일 오후 관악캠퍼스 생명공학연구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교수는 사과·사퇴하고, 교수진은 책임지고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앞서 교내 언론 '서울대저널'에 보도된 것과 같이, 수의대 해부학 H교수는 과거 동아리 지도 교수로 동아리 회식 참여해 여학생들 어깨에 손을 올리고 허벅지를 만졌다"며 "특히 취한 여학생에게 볼에 입을 맞추고 옷 안으로 손을 넣는 등 믿기 힘든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H교수는 최소 3년 간 다수의 여학생에게 성추행을 한 것으로 보이며, 이미 수년 전부터 'ㅇ허벅지'라는 별명으로 통했다"면서 "수의대 학생들 스스로 'H교수 옆자리에는 남학생만 앉혀야 한다'는 'H교수 대응 매뉴얼'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서울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31일 오후 관악캠퍼스 생명공학연구동 앞에서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H교수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5.31 nunc@newspim.com |
그러면서 "지난 달부터 학장단에게 수의대 차원의 자체적인 해결과 간담회를 요구했는데, 학생 십수 명이 교수회의에 참석해 토론하는 것이 교수회의 진행방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의대 학장은 'H교수 사건이 전형적인 미투 사례와는 다르고, 당시 학장단에서 이미 정리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다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면서 사건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서울대를 비롯한 건국대·경북대·전북대 등 전국 수의과대학 학생 1089명의 연서명과 사퇴요구서를 학과 사무실 등에 제출하면서 "이에 대한 답변을 수의대 교수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7일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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