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북한 주민이 응당 누려야 할 모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한 미국 국무부 기자단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이 이날 폼페이오 장관 일행을 위해 9일 주최한 환영 오찬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바로 그것을 달성내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화답하며,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중단하고, 여러분이 (북한) 주민들이 응당한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국가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에게 “아직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함께할 ‘훌륭한 파트너’”라고 치하했다.
워싱턴포스트(WP)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오찬에 앞서 김 부위원장과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수행 기자단에게 북한이 ‘단계별·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잘게 세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명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원하는 결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 걸었던 길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P는 김 부위원장이 다소 들뜬 모습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수행원들에게 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남북 간 좋은 기류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평양에서는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 이제부터 북한은 경제 발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북한의 비핵화 정책은) 외부의 제재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라고 명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접근법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왔다는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반박하는 듯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래가 성사되고, 중국, 한국, 일본의 도움으로 모두를 위해 미래의 큰 번영과 평화가 성취되길 바란다”면서 “우리 회담 시간과 날짜 등 모든 게 선택됐고, 우리는 매우 큰 성공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때까지 대북 제재 이행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북·미 양국이 서로 마주 보고 가면서 상호 신뢰를 쌓고, 단계적으로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별·동시적 비핵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미국의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를 공식 선언한 데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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