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정부 채무 660.7조…GDP대비 33.8%
국채 규모 623조…전년대비 35.8조 늘어
세계잉여금 11.3조…돈 남는데도 국채 발행↑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지난해 국가 빚이 33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당초 예상보다 법인세 등 세수가 늘어도 국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초과세수 발생 등 빗나간 세수 예측이 효율적인 국가 재정 운용의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 국가 채무 660.7조…GDP대비 33.8%
26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가 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는 2016년보다 33조8000억원 증가한 660조7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3.8%로 2016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채무 증가속도는 2010년(-0.2%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앙정부만 떼어내서 보면 지난해 채무는 627조4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35조4000억원 늘었다. GDP대비 채무 비율은 36.6%로 1년 사이에 0.5%포인트 상승했다.
<자료=기재부> |
중앙정부 빚이 늘어난 배경에는 국채 발행 증가가 있다. 지난해 중앙정부 국채 규모는 623조3000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5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국고채권 규모는 1년 사이에 516조9000억원에서 546조7000억원으로 29조8000억원 증가했다. 쉽게 말해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돈이 늘었다는 의미다.
◆ 세계잉여금 11.3조…돈 있는데도 국채 더 발행
문제는 국고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할 정도로 나라 곳간이 텅텅 빈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국가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빼고 2016년 이월금도 제한 세계잉여금은 11조3000억원이다. 세계잉여금은 세금을 당초 예상보다 많이 걷었거나 정부가 지출을 줄였을 때 생긴다. 초과세수가 세계잉여금 발생 요인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세계잉여금이 많다는 점은 정부가 세금으로 걷은 돈을 제때 쓰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돈이 일시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재정을 메꿨던 것.
기재부 관계자는 "일반회계 적자 보전(18조300억원)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평기금 예탁 증가(12조원)로 전년대비 국가 채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4조원 흑자로 전년대비 7조1000억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18조5000억원 적자다. 다만 적자 규모는 4조2000억원 줄었다.
기재부 오규택 재정관리국장은 "법인 실적 개선과 수출입 증가 등 경제 지표 개선에 따른 세수 실적 증가로 GDP대비 통합재정관리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0.3~0.4%포인트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발생주의 국가 결산에 따른 지난해 국가 부채는 1555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2조7000억원 늘었다. 공무원 등 연금 수급자에게 지급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845조8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93조2000억원 늘었다. 기재부는 연금충당부채는 확정 채무가 아니며 당장 정부가 지출하는 돈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