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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가장 평범한 이름 '존 도우'가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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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존 도우'가 어떤 특별한 존재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름을 묻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정동화, 김금나, 유주혜, 신의정, 이용진, 김이삭, 조병준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존 도우'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미국 대공황 시기 불황과 실업에 고통받는 시민 존 도우의 자살 예고 편지가 신문사에 배달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신나는 재즈 넘버로 풀어냈다.

뮤지컬 '존 도우'가 가치있는 이유는 비범할 것 없는 우리를 '존 도우'라는 이름으로 무대 위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거 야구선수를 꿈꾸던 존 윌러비는 굶기 싫어서, 직업이 필요해서 '존 도우'가 됐지만, 보잘것 없던 개인은 시대적 메시지를 만나 대공황 상황을 살아내던 모두의 희망이 됐다. 경제 불황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깨달음과 감동을 안긴다. 

◆ 세상을 움직이는 건, 상위 1%가 아니라 바로 평범한 시민들의 힘

대공황으로 기업이 줄도산하고 실업자가 3천만명에 육박하는 상황. 뉴 불레틴 신문사의 기자 앤(김금나)은 해고 통보를 받고 분노한 마음에 가상 인물 '존 도우'를 만들어내지만, 그가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시청 옥상에서 자살한다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내는 순간 그는 금세 돈벌이 수단이 된다. 앤은 '존 도우' 사건의 전부를 꾸민 속물적인 인물이면서도,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생계를 책임지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극중 또 다른 '존 도우'였다.

이 '존 도우' 놀음에 적임자로 간택된 윌러비(정동화)는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게 도와준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합류하지만, 나중에는 '존 도우' 그 자체가 된다. 윌러비와 앤이 벽에 부딪힐 때, 서로 지지해주며 '팀'을 강조하는 넘버 '캐치볼'과 둘이 만들어낸 멋진 '존 도우'의 실체가 드러나는 넘버 '연설'에서는 '평범한 사람들도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은 없다'라든가 '세상을 움직인 건 비범한 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모두의 힘'이라는 잊고 살던 귀중한 가치를 다시 일깨운다.

김금나는 당차면서도 굳은 신념을 지닌 기자 앤과 한몸이 된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앤은 불타는 정의감은 부족할 지 몰라도,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사건들 속에서도 단단히 중심을 잡을 줄 아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윌러비 역의 정동화는 등장부터 극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타이틀롤로 졌을 부담도, 책임감도 전혀 버거워보이지 않았다. 단단한 목소리와 존재감으로 매순간 무대를 채운 정동화의 윌러비는 객석에 든든한 믿음을 줬다.

◆ 다소 엉성한 구성은 아쉽지만, 현실적인 설정과 메시지는 빛났다

'존 도우'라는 인물이 흥행을 넘어 미국 전역에 신드롬급 현상으로 자리잡는 순간, 여기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정치세력이 등장하고 이와 결탁하는 언론과 자본. 너무도 현실과 맞닿아 있어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은 더 깊이 몰입할 수밖에 없다. 다만 노튼(이용진)이 존 도우의 약점을 쥐고 협박하는 장면의 논리적 결함이 잠시간 몰입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부족한 논리적 이음새와 여백을 메우는 건 역시 배우들의 힘이다. 캐시 역의 신의정은 다소 기회주의적인 속물로 보이지만, 그조차도 너무도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 잘 표현해냈다. 작은 배역부터 앙상블까지 어느 한 축도 부족함이 없었기에 '작은 개인의 힘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존 도우'의 메시지가 한층 빛났다. 오는 4월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HJ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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