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출시 클리오에 르노그룹 상징 '다이아몬드' 앰블럼 부착
배출가스 규제에 "친환경 라인업 강화로 대응"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오는 5월 출시하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에 르노그룹의 독자적인 앰블럼을 부착하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삼성그룹과 상표권 재연장 여부에 대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본사 출신 임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한국법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은 2020년 계약이 끝나는 삼성과 상표권 추가 계약에 대해 "유감스럽지만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
시뇨라 사장은 지난 9일 소형 해치백 '클리오' 출시를 포함해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을 결의하는 '2018 네트워크 컨벤션'이 열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기자와 만나 계약 연장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르노가 79.9%, 삼성카드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르노는 한국 시장 안착에 삼성 브랜드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삼성과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상표권 사용기간은 10년 단위로 갱신된다. 다음 재계약 시점은 2020년말이다.
르노삼성차는 상표권 사용료로 삼성전자에 연간 매출의 0.8%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차가 삼성전자에 낸 브랜드 사용료는 5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 독자 로고 인지도가 쌓이면 2020년 삼성카드와의 상표권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대 상표 사용료가 부담인데다 자동차 시장에서 삼성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5월 출시하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에는 르노삼성차의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그룹의 ‘다이아몬드’를 장착할 예정이다.
클리오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44만 대 넘게 팔린 르노그룹의 인기 제품 중 하나다. 지난해 르노 차량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트위지 등 초소형 전기자동차 같은 특수 모델이 아닌 볼륨 모델에 르노 엠블럼을 다는 것은 2000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차가 2020년 이후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 12일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엠블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 이 엠블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걸 확인했다"며 "하지만 이를 두고 계약 연장까지 연결시키는 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소형 해치백 클리오.<사진=전민준 기자> |
한편 시뇨라 사장은 정부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한국정부의 배출가스 규제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환경규제에 대해) 자주 들었다”며 “르노삼성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LPG모델과 전기차 세단 및 상용차 모델로 여기에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출시시점에 대해서 그는 “신형 전기차와 상용차 캉구는 2018년 하반기를 검토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오는 9월 디젤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측정 방식에 실도로 배출허용기준을 추가한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는 기존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으로 해오던 디젤차 배출가스 측정 방식을 WLTP로 바꾸고 실도로 배출허용기준(RDE)을 추가한 것으로, 테스트 주행 기간과 거리, 속도 등 까다로운 주행 상황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환경부 계획에 따르면 올 9월 이후 출시되는 신차와 기존 내연기관차는 해당 조건을 맞춰야 판매가 가능하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내연기관차 개발을 포함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출시에 분주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작년보다 2배 이상 큰 1만대까지 성장했고, 올핸 1만400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뇨라 사장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친환경 신기술 투자가 필수다”며 “QM3, QM6 디젤 등은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