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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해외사업 준공 임박..건설사, 실적 악화 '좌불안석'

기사입력 : 2018년02월28일 08:00

최종수정 : 2018년02월28일 08:00

올해 30여곳 해외 악성 사업장 준공예정..지체된 공사도 상당수
준공 앞두고 손실 가장 커..신규수주 정체도 실적 회복세 발목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26일 오후 4시2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악성 프로젝트'로 꼽히는 해외 건설 사업장 30여 곳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어 대형 건설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준공 시점을 맞추지 못해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추가된 공사비도 시공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준공을 앞두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해외 신규수주도 예년과 비교해 부진했던 작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점에서 건설사의 급격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26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GS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는 올해 해외 악성 사업장 30여 곳을 준공할 계획이다.

작년 말 4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 현장 모습. 올해 준공을 앞둔 해외 악성 사업장이 많아 건설사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알제리와 모로코의 사업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연내 준공을 앞둔 주요 사업장은 10곳. 이중 악성사업장으로 꼽히는 알제리 CAFC 오일 프로젝트, 엘하라쉬 하천복원사업을 포함해 4곳이다.

이들 사업장은 이미 준공 시점이 미뤄졌다. 알제리 사업장은 모두 작년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올해도 지연됐다. 알제리의 국가 재정이 악화한 것도 불안 요소다. 석유 판매가 주요 수입원이지만 장기적인 저유가로 최근 자금 상황이 악화했다 .

작년 말 4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모로코 사피도 연내 준공 예정이다. 시운전 중 고압급수가열기 튜브 손상이 발생해 기자재를 다시 제작하면서 원가가 크게 뛰었다. 1년 넘게 공사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추가 손실을 최소화해야 할 상황이다. 사우디 자잔 플랜트 공사도 오는 4월 준공 예정이다. 지난 2016년 4000억원대 손실을 반영한 만큼 준공을 앞두고 손실이 또 발생할 여지가 많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사업 26곳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중 7곳이 준공 시점을 맞추지 못해 추가적인 손실을 배제할 수 없다.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와 이집트 정유프로젝트용 히터, 쿠웨이트 KNPC LPG 프로젝트가 준공이 지체된 주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사업 13곳의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리비아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공사와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작년 준공 예정에서 올해로 시점이 밀렸다. 준공을 앞두고 손실 반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림산업은 10곳에서 준공을 계획한다. 쿠웨이트 ‘KNPC SHFP’와 오만 ‘SRIP 정유공장’ 공사가 대표적인 악성 사업장이다.

해외에서 저가로 수주한 사업장의 경우 준공 직전에 손실이 커지는 곳이 적지 않다. 공사기간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에 대한 협상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사 지연의 책임을 전적으로 시공사가 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내 정세가 불안하고 저유가로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원만한 협상을 끌어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설계변경, 공사지연, 공사비 증가와 같은 변수가 시공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2010년부터 공격적으로 수주했다가 손실을 본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사업장은 4%(1조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전체 현장 100곳 중 4곳은 아직도 공사 계약금보다 큰 비용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신규수주 시장도 불안하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와 중동지역의 재정 불안으로 대형 발주가 소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작년(290억달러, 한화 약 31조1200억원) 보단 소폭 늘어나겠지만 적정 수준을 평가되는 400억~500억달러에는 못 미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해외사업 정밀진단으로 올해 준공예정인 사업장의 손실 여부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라며 “다만 준공 직전 부품 결함, 시험운전 하자와 같은 이유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손실할 수 있어 저가 사업장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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