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전문회사, 500명 대상 설문 결과 발표
산하 국립 기관만이라도 정체성 및 개성 회복해야
[뉴스핌=김선엽 기자] 800여개 국가기관에 대해 획일적인 정부 마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 4명 중 3명은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물관, 도서관, 수목원 등 산하기관 만이라도 기관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독자적인 마크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브랜딩 전문회사 엑스포디자인브랜딩이 최근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상징 마크 대국민 선호도 조사'를 진행, 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부상징 체계 개편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했다. 정부 부처마다 제각기 사용되던 상징마크의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고, 통합된 정부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명분이었다.
과거부터 사용하던 정부 상징인 ‘무궁화 마크'와 각 기관의 로고를 버리고 현재의 ‘태극 마크'를 정부 상징으로 개발하면서 통합화가 시작됐다. 800여개의 정부 기관이 똑같은 얼굴, 똑같은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하지만 주요 정부 부처가 아닌 국민 서비스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립 박물관, 국립 도서관, 국립 과학관, 국립 수목원, 국립 의료원까지 획일화된 상징마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때나 가능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 각 국립기관의 이전 마크가 현행 통합 마크로 교체된 것에 대한 국민 의견은 ‘개성이 있는 이전 마크가 좋다(61.2%)’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립 박물관, 국립 도서관, 국립 과학관, 국립 수목원, 국립 의료원 등의 국립기관이 현행 정부상징 마크로 통일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각 기관 특성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52.6%)와 ‘획일화된 이미지로 구분이 어렵다’(23.6%) 등 부정적인 의견(76.2%)이 ‘통일성이 있어 보기가 편하다’는 긍정적인 의견(21.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나의 상징마크로 통합해서 사용하는 건 효율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기관까지 획일화된 상징마크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오픈서베이를 통해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신뢰도 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38%다.
정부상징 마크 사용 국립기관 현황 (자료=엑스포디자인브랜딩)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