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더 헬멧' 4개의 대본x4개의 공간…파격적인 시도로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종합)

기사입력 : 2017년12월21일 18:50

최종수정 : 2017년12월21일 18:50

연극 '더 헬멧' 포스터 <사진=㈜아이엠컬처>

[뉴스핌=황수정 기자] 네 개의 장소, 네 개의 대본을 통해 파격적인 시도를 한 연극 'The Helmet-Room's Vol.1'(이하 '더 헬멧')이 공연 중이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더 헬멧'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룸 서울'의 전막 시연 이후 연출 김태형, 작가 지이선, 배우 윤나무, 김도빈, 정원조, 이서준, 이호영, 이정수, 한송희, 양소민, 손지윤, 정연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더 헬멧'은 서울과 알레포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룸 서울'은 백골단(빅 룸)과 학생(스몰 룸)의 이야기, 룸 알레포는 화이트헬멧(빅 룸)과 아이(스몰 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말 그대로, 4개의 대본으로 이루어진 4개의 공연이다.

김태형 연출은 "공간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한 공간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고 양쪽에서 각각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은 시간이지만 다른 상황의 이야기를 담는 공연을 준비하고 싶었다"고 색다른 형식을 구상한 이유를 밝혔다.

'룸 서울'은 1987년, 1991년 시점으로 나뉜다. 이때 등장하는 백골단은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한 사복경찰 부대를 칭한다. '룸 알레포' 속 화이트헬멧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를 말한다. 같은 하얀 헬멧을 쓰고 있지만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지이선 작가는 "방을 두 개로 나누자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화이트헬멧, 시리아 내전 이야기에 계속 관심이 있었다. 이 얘기를 하자, 김태형 연출이 헬멧을 테마로 묶어 백골단 이야기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두 헬멧은 굉장히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 룸 알레포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것이고, 룸 서울은 폭력과 억압의 상징이다. 헬멧에 대해 같이 생각하고 앞으로 가야할 지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더 헬멧'의 프로필 이미지(위 백골단, 아래 화이트헬멧). 좌측부터 배우 정원조, 정연, 한송희, 이정수, 윤나무 <사진=㈜아이엠컬처>

앞서 '트릴로지' 시리즈를 통해 김 연출, 지 작가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배우 윤나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카포네 트릴로지'보다 더 파격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이 나눠지고 다른 방과의 싱크가 굉장히 잘 맞아야 한다. 배우나 연출, 작가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면 절대 맞을 수 없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준 역시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다. 연습을 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굉장히 반갑고 흥분됐다. 생각해보지 못한 공연이라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정연은 "앞서 '트릴로지'를 통해 관객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상황에 대한 공포감이 덜했다. 처음 해보시는 분들보다 동선 같은 부분에서 더 계산이 빨리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정수는 '룸 서울'과 '룸 알레포'에 대해 "두 개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데다, 현재를 살고 있는 세대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두 이야기 모두 현실과 굉장히 가깝다고 생각했다. 폭력이나 여러 가지를 매우 민감하게 사색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나 다큐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단적인 예로, '룸 서울'의 경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백골단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 여성이다. 또 여성끼리 싸우는 액션, 여성과 남성의 매우 격렬한 액션 장면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지 작가는 극 중 등장하는 영화 '에이리언'을 예로 들며 "제 주변에는 '여자는 커피를 잘 타야 한다'고 가르쳐주신 분들 뿐이었는데, 영화 '에이리언'에는 여성이 우주에 나가 사람을 구하더라. 민주화 운동에도 분명 활동하던 여성이 있었을 거다. 묻힌 여성의 이름을 찾아보고 싶었다"며 "여성 중심 서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앞으로 더 여성 중심 서사가 달라지고 인정받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출 역시 "여성들의 싸움하면 흔히 상상하는 액션이 아니라, 남자들만 해왔던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여배우들이 싸우는 장면을 꼭 넣고 싶었다. 여성이 진보적이 운동 행위와 반대로 굉장히 보수적인 남녀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며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했지만 끝까지 모른척하고 밀어붙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극 '더 헬멧'의 프로필 이미지(위 백골단, 아래 화이트헬멧). 좌측부터 배우 이석준, 손지윤, 양소민, 이호영, 김도빈 <사진=㈜아이엠컬처>

공연은 두 개의 공간이 합쳐지거나 나눠지면서 각 방의 관객들은 다른 방의 상황을 보지 못하거나 소리만 들을 때도 있다. 특히 불투명한 유리벽이 갑자기 투명해지거나, 부분부분만 투명해지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나눠진 두 방이 소통을 할 때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연출은 "연습을 통해 싱크를 딱 맞추려고 노력 중이지만 어렵다. 음향을 통해 동선을 맞추는 등 완충 장치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배우 정원조는 "두 개의 작품이지만 네 가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 하나의 통일성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를 심어놨다.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빈은 "룸 서울과 룸 알레포가 각각 벽이 투명해지는 포인트가 있다. 룸 서울에서는 섬뜩해지고, 룸 알레포에서는 눈물이 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연극 '더 헬멧'은 오는 2018년 3월 4일가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