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입동이 지난 늦가을에도 때아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일에는 내륙 곳곳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9일에도 미세먼지가 '한때 나쁨'을 가리켰다.
봄에만 발령되는 줄 알았던 미세먼지 주의보가 가을에도 발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중 절반 이상이 국내요인이라면, 왜 연중 일정하지 않고 여름철에는 훨씬 적은 걸까. 답은 바람의 방향과 비의 양에 있다. 계절에 따라 바람과 비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묶어두기도 하고, 씻어내기도 하며, 중국발 황사까지 얹어주기도 한다.
◆ 황사는 봄에 오지만…
미세먼지는 여름철을 제외하고 봄·가을·겨울에 꾸준하게 발생한다. 전국 300여개 미세먼지 측정소에서 측정한 월별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간하는 '대기환경월보(Monthly Report of Air Quality)'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년간 전국 미세먼지 측정소에서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수가 여름철(6~8월)을 제외하고 모든 월에서 발생했다.
입자의 크기가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수가 7월 한달을 제외하고 사계절 내내 발생했다.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황사와 국외 미세먼지로 인해 서울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자동차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인위적 미세먼지는 자연발생 미세먼지인 황사와는 달라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가을과 겨울은 인위적 미세먼지가 황사의 빈자리를 채운다. 이 때문에 건강에는 추운날 미세먼지가 더 해롭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 과장은 "봄철에는 자연발생적 미세먼지인 황사와 인위적 미세먼지가 섞여있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주로 인위적 미세먼지"라면서 "토양의 흙먼지보다는 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더 유해하기 때문에 가을 겨울 미세먼지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봄>겨울>가을>여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봄철이 가장 높고 여름철이 가장 낮다. 가을과 겨울을 거치며 점차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다.
국내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연중 큰 차이가 없다. 겨울철에 때는 난방연료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비교적 는다. 그러나 그외 산업과 발전, 교통량 등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에서 계절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러나 자연적 요인은 계절에 따라 크게 바뀐다. 봄과 겨울에는 북서풍을 타고 중국 미세먼지가 날아온다. 가을에는 세력이 강한 기압골이 없어 공기가 정체되기 때문에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해소되지 못하고 내륙에 머문다.
반면 여름에는 남서풍이 분다. 남서풍은 깨끗한 바닷바람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갖고오지 않으며 오히려 날려보낸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많이 내리는 비도 미세먼지를 억제하는데 한 몫을 한다.
장임석 과장은 "미세먼지 발생의 국내와 국외 요인은 연평균 6:4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면서 "봄과 겨울에는 국외 요인이 더 커지며 7:3 쪽으로 이동하고, 여름에는 국내요인이 커지면서 5:5 쪽으로 이동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