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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락가락' 정책기조에 멀미하는 금융사들

기사입력 : 2017년10월30일 14:58

최종수정 : 2017년10월30일 14:58

"초대형IB 발표 1년만에 정부기조 변화 기류…긴장하는 증권사들"
"금융위, 초대형IB·인터넷은행 정책 등 정치권 공세에 휘둘리지 말아야"

[뉴스핌=우수연 기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전임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재검토 작업은 으레 있어 왔다. 소위 '전임 정부 색깔 지우기'다. 이번 정부도 다르지 않다. 전임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초대형IB, 인터넷은행 사업 등에 속속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의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초대형IB 육성방안'을 내놓은 것이 작년 여름의 일이다. 당시 임 전 위원장은 국내 투자은행의 자본확대를 통해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정권이 바뀌고 정부 기조도 크게 바뀌었다. 최근 금융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초대형IB의 건전성과 시스템적 리스크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정치권과 은행권에서도 기업여신 영역을 확대하는 초대형IB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결국 지난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초대형IB 인가에 있어) 대주주 적격성 외에 건전성도 함께 보겠다"고 언급했다. 지금으로선 초대형IB 인가 안건이 11월 중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렇다보니 증권업계에서는 초대형IB 육성방안 발표 초기에 제시했던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에 속은 기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아무리 전임 정부와 색깔이 다르다 해도 정책의 근간 자체를 흔들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정책 세부사항은 현실에 맞춰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정책 기조가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뀐다면 정책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민간기업에게 미치는 손실은 커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발표 초기까지만해도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추면 발행어음을 취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갑자기 '인가'를 받으라 하니 황당하다"며 "정책에 따라 TF팀도 만들고 내년 사업계획까지 다 세워뒀는데 이제와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초대형IB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하다. 업계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내에서 어느정도 사안이 정리될 때까지 최대한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얼마전까지 각 사의 발행어음 업무 전략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던 증권가에선 정부의 입장 표명 전까진 납작 엎드려 있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비슷한 예로,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규제) 이슈도 최근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금융개혁 추진현황과 더불어 5개 개혁과제를 발표하면서 19대 국회 임기중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인가를 내줬고, 인터넷은행은 은행권의 '메기'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시작된 지금까지도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특히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정치권에서 은산분리 완화 기조에 대한 공세가 거세다. 일부 의원들은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완화 법안 통과를 전제로 섣부른 인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한다. 인가 과정에서의 각종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있었던 인터넷은행 대주주 사이의 지분 옵션계약 체결도 논란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자본인 IT 회사의 지분율을 높이도록 미리 계획을 짰다는 주장이다.

물론 인가 과정에서 일부 업체에게 특혜를 준 여지가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에서 산업자본의 주도적인 참여를 위한 지분율 확대는 해당 법안을 발의하면서부터 거론되어온 얘기다.

임 전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은산분리 완화가 돼야 한다"며 "혁신적 IT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경쟁력있는 인터넷은행이 출현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시그널을 민간 금융사들은 정부의 의중이 은산분리 완화에 쏠려있다고 이해했을 것이다.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민간 금융사일수록 빠르게 받아들이고 한발 앞서 준비했다.

중앙 정부가 재채기를 한번 하면 산하기관들은 오한에 떨고 민간 회사들은 감기 몸살에 걸린다. 그만큼 정부는 신중히 움직여야하는 기관이다. 특히 정책을 수립하는 금융위원회 수장의 표정과 입에 업계의 이목이 시시각각 집중된다. 

정권 교체 이후 이뤄지는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이 정치권에 휘둘리는 모습은 자주 봐오던 장면이다. 금융위원장이 임기초부터 정치권 공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임기말까지 일관된 정책을 펴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남기게 될 것이다. 부디 이번 만큼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신임 금융위원장의 '뚝심'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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