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폐점 직접 안내…일정·대안 없어 문의 쇄도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소비자를 상대로 폐점 안내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메시지에는 씨티은행의 비대면거래 소개도 함께 담겼다. 씨티은행이 지점의 80%를 폐점하는 ‘소비자 금융전략’을 발표한 이후 소비자에게 직접 폐점을 안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자사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폐점에 대한 예고를 마쳤다.
브렌단 카니 씨티은행 소비자금융그룹장 이름으로 보내진 이 문자메시지는 “고객께 보다 편리하고 접근이 용이한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있다”며 “영업점에 방문하는 대신 원하는 장소에서 보다 빠르고 편리한 채널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개편한 씨티 모바일 앱 및 롯데·우체국ATM에 대해 안내하며 “앞으로 이 채널들을 통해 은행의 모든 업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씨티은행은 또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의 일환으로 고객께서 현재 거래 중이신 영업점은 가까운 시일 내에 폐점될 예정”이라며 “그 일정은 추후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이 소비자에게 직접 폐점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씨티은행은 126개의 영업점을 25개로 점포 통합하겠다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했지만 직접 소비자에게 안내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 안내 직후 씨티은행 각 영업점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중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언제 폐점이 된다는 것인지, 폐점되면 어디 영업점을 찾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조차 없어 고객들의 항의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결국 고객의 이탈로 나타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대면 거래가 낯선 고령층 고객들의 항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경남(창원)·충남(천안)·충북(청주)·울산 등의 영업점은 폐점 이후 아예 영업점 이용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측도 이같은 상황을 예견했던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폐점 안내 메시지의 말미에 “새로워진 씨티은행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로 고객님을 계속 모시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씨티은행은 폐점에 대한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로 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고객에 대한 공지까지 이뤄지면서 폐점을 위한 수순을 꾸준히 밟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씨티은행은 오는 7월부터 순차적 폐점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노조 측은 폐점을 단행할 경우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적잖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