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찾겠다" 명분 아래 기금 포기 결정
[뉴스핌=심지혜 기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탈퇴를 추진한다. IPTV, 위성 등 미디어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PP들이 보다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독립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하동근 PP협의회장. <사진=케이블TV협회> |
15일 하동근 PP협의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이사회에서 케이블TV협회 탈퇴 안건이 통과됐다”며 “오는 7월경 독자적 PP협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PP협의회는 1994년 케이블TV협회를 설립에 참여하며 출연한 기금 148억원을 돌려받고 독립하려 했다. 재원이 있어야 새로운 협회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협의회가 기금을 회수하려면 케이블TV협회 전체 이사 중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PP쪽 이사가 9명, SO쪽 이사가 9명으로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수적으로 PP 측이 불리한 만큼 PP협의회는 TF를 꾸리고 4차례에 걸쳐 SO협의회와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SO 측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협상은 끝내 중단됐다.
결국 PP협의회는 기금을 포기하고 케이블TV협회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하 회장은 “10년 전부터 케이블TV협회 탈퇴를 시도했지만 기금 문제 등이 협의되지 않아 번번이 무산됐었다”며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고 판단, 대승적 차원에서 기금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 설립 당시만 해도 플랫폼은 케이블 하나였지만 이제는 IPTV, 위성 등으로 다양해졌다”며 “무엇보다 케이블TV협회에 속해있으면 콘텐츠 공급비용 협상에서 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PP협의회는 오는 17일 케이블TV협회 이사회에서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28일 열리는 총회에 안건으로 올려 탈퇴를 정식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케이블TV협회 측은 기금을 포기해도 탈퇴 수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PP협의회에는 MBC플러스미디어·CJ E&M·YTN 등 방송채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SO협의회에는 CJ헬로비전·티브로드 등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속해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