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주의, 호봉제를 새로운 임금체계로 개편 논의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의 성과연봉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공주의 중심의 임금체계를 새롭게 고치려는 현대차의 노력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 임금체계' 도입을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중점 논의한다. 연공주의, 호봉제 중심의 현 임금체계가 구시대적이라고 판단해 성과주의를 반영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노조와 협의체 기구인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도 설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체계개편은 노사합의 사안이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임금협상 상견례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노조는 앞으로 임금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조합원의 의견을 묻었고, 성과연봉제는 반대로 정리했다. 대신 ‘주간연속 2교대제(2개팀이 하루를 나눠 근무)’ 완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월 현장 조합원 2739명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 관련 설문조사했다.
“현행 임금체계를 변경한다면 어떠한 것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개별 성과 또는 집단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원한다’는 답은 ‘7%’에 불과했다. 나머지 93%는 성과주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 근속에 대한 연공급여 선호가 63%로 가장 많았고 ▲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직무급여가 23% ▲ 개별 기술능력에 따른 숙련급여가 5% 순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측에 ▲ 기본급 인상 ▲ 임금체계 및 수당 간소화 ▲ 조합원이 손해보지 않는 개선방향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한 올해 임단협에 촛불 주도 세력과 제휴을 추진한다. 즉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금속노조와 야당과 연계해 사측의 주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외적인 정세를 바탕으로 단체교섭에 나서고 현장조직력을 강화해 조합원의 현장활동을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금피크제를 반대한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노조와 촛불세력과 연계로 가뜩이나 줄어든 글로벌 판매량이 더욱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사회분위기상 노동계가 외부세력을 불려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 분명해 노사협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계는 민주노총의 핵심인 금속노조 산하 최대인 5만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현대차의 성과연봉제 도입 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과연봉제는 금융공기업을 시작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도입됐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