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세번째 스물①] 이혼, 황혼이혼이 대세

기사입력 : 2017년02월05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2월06일 09:45

“100살까지 살텐데…참고 못살아”
10쌍 중 3쌍, 20년 같이살다 갈라서
‘60세 이상’ 이혼 10년 前 2배
이혼 후 꽃길? “이혼도 계획해야”

내 나이 60, 세번째 스물. 뒤도 옆도 안보고 달렸다. 그랬더니 나한테 남아 있는 사람은 오직 배우자 뿐.

밀려오는 허탈함에, 쓸쓸함에 그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남보다 못한 말이 돌아왔다. “100살까지 살아야 하는데, 지금 갈라설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도 세번째 스물. 그런데 품안에 자식 때문에 일손을 놓지 못한다. 老人 아닌 勞人으로 살고 있다. 그래도 쿨하게.

[뉴스핌=황유미 기자] # 올해 55세인 여성공무원 A씨. 그는 29년 결혼생활 동안 가부장적 남편 때문에 동창 여행은 물론 모임에도 나가지 못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신혼 직후 시작된 남편의 폭언과 폭행이 두려워 반항하지도 못했다. 교수인 남편과 똑똑한 자식들, 겉보기에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가정이었기에 A씨는 속앓이만 할 수밖에 없었다. 우울증은 자연스레 찾아왔다.

아들과 딸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자 A씨는 남편에게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이혼 후 A씨는 모임참석은 물론 취미생활로 벨리댄스도 시작했다.

2015년 이혼부부 3쌍 중 1쌍 가까이가 황혼이혼이었다. 법원행정처에서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하다 이혼을 선택한 부부가 2015년 3만2626쌍으로 나타났다. 총 이혼 건수의 29.9%를 차지했다. 2007년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황혼이혼율이 이제 30%에 육박한 것이다.

‘신혼이혼’(결혼기간 0~4년 사이에 이혼) 비율도 앞질렀다. 2015년 신혼부부 이혼율은 2만4666쌍으로 전체의 22.6%다. 5~9년 결혼기간을 갖고 이혼한 부부는 19.1%(2만796쌍), 10~14년은 13.6%(1만4860쌍), 15~19년 14.8%(1만6205쌍)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60세 이상 황혼이혼 남성이 1만1600명, 여성이 6200명으로 10년 전 2005년의 남성 5900명, 여성 2600명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년층들이 ‘예전처럼 참고 살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분석한다.

평균 수명이 높지 않았던 과거에는 ‘살아봤자 얼마나 더 살겠냐’며 불만을 참고 삼켰다면 요즘에는 ‘100살까지 살아야하는데 지금부터라도 새 인생을 찾겠다’라는 인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이혼 후 재혼을 선택하는 노년층이 들어났다는 데서 파악할 수 있다. 201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재혼 건수는 남자 2672건, 여자 1069건으로 전년 대비 8.3%, 18.5% 증가했다. 2000년 남자 971건, 여자 202건에 비해서는 3배, 5배 가량 각각 늘어났다.

A씨의 사례처럼 배우자 눈치와 자식 뒤치다꺼리 때문에 못했던 취미생활과 여가를 시작하면서 자아를 찾는 경우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황혼이혼 이후 ‘꽃길’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이현심 서울벤처대학원대학 교수의 ‘황혼이혼 여성노인에 대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 70대 여성 K씨는 황혼 이혼 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까봐 두렵다. 이혼녀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70(세)인데 이제 아무 것도 못해. 일을 하겠어, 시집을 가겠어. 그냥 이렇게 살다가 가는 거지”라고 우울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황혼이혼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혼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재산 분할 등을 두고 의견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70대 남성이 자신의 불륜을 의심하며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앞으로 살 날이 많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 황혼이혼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재산분할이 가능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을 선택하거나 당하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이혼 후의 기간도 꽤 길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준비를 한 뒤 이혼 문제를 다뤄야한다”고 당부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정부 또한 가족과 결혼 형태의 변화에 맞춰 가족정책을 세세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