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GAM 일반

[기고]특검이 간과한 이재용 영장 파장..'삼성 구조조정 중단'

기사입력 : 2017년01월18일 18:14

최종수정 : 2017년01월20일 11:18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구속영장청구는 반기업정서 반영..'기업하기 어려운 나라' 보여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는 다시 한번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얼마나 어려운 나라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 무조건 구속이라는 현재 특검의 방침이 이재용 부회장의 개인의 인권의 관점이나 국가 경제적 관점에서 잘하는 일인지에 대해 따져보자.

우선 법치국가에서 누구든지 위법한 일을 범하면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아야 하는 점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개인의 인권은 또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병태 교수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그런데 이번 특검은 모든 피의자에 대해 구속을 원칙으로 하며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고려는 전혀 보이지 않는 폭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부 선동적 언론과 결탁하여 피의자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를 계속하고 있다. 단독, 특종으로 보도되는 많은 사실들은 검찰이 흘리지 않고는 보도될 수 없는 사실들이다.

최근 포스코, KT, 롯데그룹의 수사는 결국 한 기업에서 수십년 길러온 최고경영자의 자살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불러오고 대부분 검찰의 기소가 사법부에 의해 거부되고 무죄로 판결된 것을 회상한다면 검찰이 기소 특히 구속기소에 신중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정치적 사법권을 행사하는 검사 개인이나 검찰조직의 이해관계도 이러한 무분별한 검찰권의 행사가 제어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다. 권력과 재력을 갖고 있는 피의자를 수사해서 기소라도 하면 사회정의의 표상이 되고 때로는 정치적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는 반면 잘못된 기소와 권력남용적인 수사관행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통제되지 않는 권력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런 통제되지 않는 권력의 원인에는 반기업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 피의자의 자기 방어권보다는 권력과 재력이 있는 피의자는 구속 수사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그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에 대해서도 우리사회와 검찰의 이해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혹자들은 전문경영인들이 포진한 대기업에서 기업주의 구속이 경영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전문경영인의 한계를 간과한 주장이다.

서구의 기업들은 금융회사들이 장악하고 경영보다는 투자 수익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를 통해 전문경영인을 통제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영인이 전권을 갖고 관리하는 체제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기관투자자 중심의 금융이 지배하는 기업구조가 아니다. 

그래서 오너 경영인이 법률적 지위에 상관없이 경영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세월호 사태에서 유병원 회장은 법률적으로 세월호를 운영한 회사에 투자한 지주회사의 대주주일 뿐이지만 실질적 경영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사법적 처리를 한 것만 보아도 우리나라에서 전문경영인의 한계는 뚜렷하다.

따라서 전문경영인이 주어진 구조에서 일상적인 관리를 할 뿐 구조변화나 대규모 투자의 결정권이 없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것이다. 당연히 새로운 대규모 투자나 협상은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전문경영인들이 재량권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임의로 적용되고 있는 배임죄의 모호성도 있다.

서울 삼성 서초사옥 앞에 삼성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삼성전자는 지금 거대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소니가 바보라서 삼성에 뒤진 것이 아니다.  미래 투자와 경쟁력 투자를 하지 않으면 소니의 역사는 중국 기업들에 의해, 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 일어나고 있는 역동의 시대에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소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전략적 투자와 하만 등 대규모 기업의 인수합병(M&A)을 과감히 하고 전과 같으면 생각도 못했던 알짜 화학 계열사들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기업들을 예를 들고 있지만 내수중심의 다른 대기업과 비교적 기술 흐름이 더딘 중공업 쪽과는 전혀 다른 경쟁환경이라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선대 재벌회장들과는 다른 경영을 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사외이사를 하고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면서 세상의 흐름과 고급 정보와 네트웍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영이 발을 묶이고 그렇지 않아도 갤러시노트의 리콜로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다.   

또 하나 이 혐의의 발단이 되었던 헤지펀드 엘리엇은 이 약점을 잡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요구를 강화하거나 불법적 M&A라는 검찰의 기소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엄밀한 학술적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투자자의 지분이 높아지면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갖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차등 의결권과 같은 제도가 없기 때문에 작은 지분의 해외기관투자자들에게 휘둘리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은 투명하고 윤리적 경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제시된 협의의 상당부분은 우리 사회의 관치경제와 필요한 경우에는 기업의 재원을 마치 국가나 사회의 공금처럼 생각해 온 구조적 문제와도 관련이 높다. 이 문제를 재벌 오너의 개인적 윤리와 준법의 문제로 몰고가는 것도 문제를 극도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국민연금에도 투자 손실을 끼치지 않았고 10대 재벌 모두 두 재단에 기부했다는 점에서도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점에서도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 재벌의 반성만큼이나 우리의 검찰의 역사는 검찰의 반성과 겸손을 요구한다. 그리고 국민들도 법치국가의 국제적 관행을 수용할 때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고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