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장님 강의노트에 삼성의 미래 써 있다

기사입력 : 2016년12월14일 15:21

최종수정 : 2016년12월14일 15:26

올 수요사장단회의 1/3은 '新사업'..M&A로 이어져
신사업-글로벌-위기극복 순 탐구..강연자는 교수

[뉴스핌=김겨레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회사를 인수해 애플을 넘어섭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경영진에게 미국 AI 플랫폼 회사인 '비브 랩스'(이하 비브) 인수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꽤 오랫동안 AI를 자체적으로 연구해온 삼성전자였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인수·합병(M&A)을 통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3~4년 전부터 AI를 연구해왔지만 삼성 혼자 다 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며 비브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비브 인수로 앞으로 나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TV, 세탁기, 에어컨 등의 제품에 음성을 알아듣고 명령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비서'가 들어갈 전망이다. 가전제품을 '터치'하는 대신 말을 걸어 복잡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인공지능에 대한 삼성그룹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는 삼성전자 사장단을 비롯해 50여명의 계열사 사장이 매주 모이는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삼성 사장단은 올 상반기에만 3번의 인공지능 강의를 들었다. ▲3월 AI '알파고'의 핵심 기술 ▲ 4월 인공지능으로 구현한 드론 ▲5월 딥러닝이다. 지난해 화두가 바이오였다면 올해는 인공지능이 강연의 중심에 있었다.

14일 뉴스핌이 올해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열린 총 45회의 사장단 강연을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 카, 핀테크, 바이오, 증강현실, 생체인식, 웨어러블 등 신기술 분야가 15회로 가장 많았다. 매달 한 번 이상은 삼성 전 계열사가 모여 미래 먹거리를 고민한 셈이다.

이 같은 고민은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7곳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6곳이 미래 신기술을 가진 업체다. 지난 2년간 8곳을 인수했던 것이 비하면 M&A전략이 크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업체 '조이언트' ▲디지털 광고 업체 '애드기어' ▲ 북미 고급 가전 업체 '데이코' ▲인공지능 업체 '비브' ▲ 자동차 전자장치 부품 기업 '하만' ▲차세대 메시지 기술을 가진 '뉴넷' ▲ 퀀텀닷(양자점)TV기술 업체 'QD비전'을 인수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에는 5000억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삼성 사장단은 최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 효과에 대해 배우는 등 급변하는 글로벌 동향에도 관심을 가졌다. 기존 사업을 신흥국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정치·외교적 리스크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 수요사장단회의는 지난 1월 '2016년 세계 경제 전망'으로 올해 첫 강연을 연 이후 ▲1월 인도 ▲3월 미국과 중국 관계 ▲ 4월 이란 ▲5월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 7월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9월 글로벌 헤지펀드 트렌드 ▲10월 신(新)보호무역주의 ▲11월 세계 최고 최고경영자(CEO) 등을 공부했다.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덜 다뤄졌다.

경제 특강이 이어진 후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연에 참석한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이 구체적으로 언제쯤 이뤄지겠냐는 등의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1등 삼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4월 르네상스 시대 위기 극복의 역사 ▲ 5월 영국 역사와 문화 ▲9월 일본 기업의 불황 극복 등의 강연은 과거 세계사를 휘저었던 주인공들의 위기 극복 전략을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최근 삼성은 1등이 될 만한 사업만 키운다는 방침을 세우고 계열사를 통폐합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언제든 노키아나 소니처럼 왕좌에서 끌어내려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은 삼성은 내년에도 '전성기 이후의 생존 전략'이나 '실패에서 배우자'는 주제의 강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1등이 되려면 1등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한다. 대부분이 대학 교수지만 인문학자나 평론가, 시인 등 주제마다 다양하게 섭외된다.

올해는 30명이 넘는 대학 교수가 초빙됐다.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 심현철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교수,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 우운택 카이스트 증강현실센터 교수, 김계천 국민대 공간디자인 교수 등 대학 교수가 전체 강연자의 70% 이상이었다.

또 비크람 쿠마르 주한 인도 대사, 송웅엽 외교특임대사,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대표 등 글로벌 경제에 잔뼈가 굵은 인물들도 강단에 섰다.

이 밖에 이동진 평론가,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 참여했다.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 백재봉 삼성안전환경연구소장(부사장) 등 삼성 내부 임원들이 수요사장단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 수요사장단회의 강연자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에서 결정한다. 주위의 추천을 받거나 내부적으로 선정해 강의 일자 3개월 전에 연락해 강연자와 일정을 조율한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