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박상용 등 사외이사 인터뷰…'민영화시대 리더십' 필요
[뉴스핌=김연순 기자] 민영화된 우리은행 경영전반의 의사결정을 주도할 과점주주 사외이사들은 차기 우리은행장 자질로 '민영화 시대 리더십'을 꼽았다.
8일 뉴스핌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박상용 연세대 교수 등 우리은행 사외이사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5명의 사외이사 후보들은 내일(9일) 신임 사외이사로 선정되고 오는 30일 임시주총에서 최종 확정된다. 과점주주 사외이사는 내년부터 새롭게 이사회 진용을 갖춰 우리은행 행장을 임명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의를 내년 초부터 가동하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사진 왼쪽부터)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박상용 연세대 교수 |
우선 차기 우리은행장의 자질과 선정기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신상훈 전 사장은 직원들 신망과 리더십을 겸비한 '내부 출신 인사'를 강조했다.
신 전 사장은 "차기 행장은 우리은행에서 잘 성장한 사람이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직원들로부터의 신망, 리더십, 도덕성, 과거 업적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준을 잡아 이에 합당한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우리은행이 민영화 이후 민간은행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대고객 업무에서 과거 얼마나 성적이 좋았는지, 누가 리더십이 뛰어나는지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이 추천한 박상용 연세대 교수도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광구 행장이 민영화에 성공하기 위해 부실도 줄이고 성과를 내기 위해 내부적으로 드라이브도 많이 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영화를 계기로 해서 (우리은행이) 계속 탄력을 받고 나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이 은행을 리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과점주주와 충분히 협의를 해서 공감대 형성도 해야 하고 정부 승인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박 교수는 내·외부 출신을 놓고 선을 긋지는 않았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터뷰에 응하지 못했지만, 사모펀드(PEF) 특성상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 제고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 대신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민영화 의지를 잘 실행할 수 있고 있고, 실적 대비 밸류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많이 올릴 수 있는 분이 차기 은행장이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는 "과점주주들은 오로지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과 자본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외이사들은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선 우선 과점주주와의 '충분한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용 교수는 "당장은 아니지만 지주회사 체제로 다시 전환해야 하지 않냐"면서도 "다만 과점주주와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거기서 천천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훈 전 사장도 "아직 거기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지주사로 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신상훈 전 사장은 신한은행장, 신한ㆍ조흥 통합은행장,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 은행장과 지주사 사장을 모두 지낼 만큼 풍부한 은행권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신한지주 사장 시절 재일교포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신한사태로 업계를 떠난 지 만 6년 만에 복귀했다. 박상용 연세대 교수는 2013∼2015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과점주주 매각 방식의 밑그림을 그렸다. 우리은행 민영화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한편 한화생명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고문은 완곡하게 인터뷰 거절 의사를 전해왔고, 동양생명이 추천한 전지평 FUPU DACHE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