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본격 증산 탓…E1‧SK가스, 저가 LPG로 반사익 전망
[뉴스핌=전민준 기자] E1과 SK가스가 내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그간 업계에선 국제유가 상승이 LPG 수입사 실적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정석적인 공식이었는데, 내년에는 이런 전제가 통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던 국내 LPG가격은 바닥을 찍고 하반기 들어 반등세로 전환, 지난 11월에는 전월 대비 리터당 22.86원의 큰 상승폭을 그렸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급등에 따른 영향을 받아서다. 이달에도 국제유가‧환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면서, 내달 LPG 가격도 지금보다 리터당 20원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PG 가격 상승은 E1‧SK가스의 판매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4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 할 것"이라며 "하지만 LPG 가격 상승세는 단기적 현상에 그치고 내년 상반기 들어 큰 변환점이 생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 LPG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국제가격 기준인 CP(원유 가격과 LPG 수급상황 등을 반영한 계약 가격)와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세금과 유통비 등을 반영해 최종 공급 가격이 결정된다. CP가 프로판의 경우 8월 t당 285달러였지만 9월과 10월 각각 295달러와 340달러로 정해지며 두 달 연속으로 올랐다.
또, 국제유가도 국내 LPG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와 LPG 가격이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동반 상승해서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셰일가스 기반 LPG 생산‧수출량이 늘어나며 LPG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셰일가스 채굴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등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LPG 수출량은 27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는 반면, 기존 중동산 LPG 수출량은 384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즉 가격경쟁력이 높은 셰일가스 기반 LPG의 국제 공급량이 늘어나면, 기존 중동산 LPG는 점차 밀려날 공산이 크다.
E1‧SK가스가 내년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타 연료대비 LPG의 가격경쟁력 확보로 성장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E1‧SK가스 등의 원료 다변화 정책이 통할지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셰일가스 기반 LPG 공급확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수입하기 위한 탱크터미널 이용료는 물론 수송비 등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유가하락으로 셰일가스 생산량이 극히 저조했을 때 이야기"라며 "국제적으로 셰일가스 LPG를 늘리기 위한 비용지원 등이 적극 검토되고 있고, 떨어진 셰일가스 가격이 부대비용을 상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