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KDI "연금 소득대체율 낮지 않다…사각지대 줄여 실질대체율 높여야"

기사입력 : 2016년11월15일 12:00

최종수정 : 2016년11월15일 12:00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우리나라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소득대체율보다는 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함으로써 실질대체율을 보다 높여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지적이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15일 '최근 소득분배 추이가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갖는 시사점'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광범위한 사각지대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소득대체율에 매몰됐던 그간의 연금개혁 논의는 사각지대 축소에 초점을 맞춰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소득대체율에 집중돼온 것은 우리나라 소득대체율이 낮으며, 이것이 노후빈곤의 주된 요인으로,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전체 경제에 별다른 부작용을 갖지 않는다는 세 가지 통념에서 비롯된다.

이와 관련, 윤 교수는 "우리나라 연금제도의 소득대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현재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총표준소득대체율은 50% 정도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공적연금 평균소득 대체율(41.3%)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것.

다만, 선진국과 달리 이러한 외형상의 대체율이 실제 연금수령액을 나타내는 실질대체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2014년 12월 기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평균지급액을 합산한 표준수급자(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중복수급자)의 총실질대체율은 25.6% 정도인데, 2010년 유럽연합(EU) 27개국의 평균실질대체율은 48%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차이는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실제 가입기간이 짧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평균가입기간이 약 16년, EU 27개국은 36년이다.

윤 교수는 "노동시장에서의 근로기간이 긴데도 연금가입기간이 짧은 것은 국민연금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기간이 길기 때문인데, 결국 광범위한 연금 사각지대가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2014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총가입자는 약 2113만 명(임의 또는 임의계속 가입자 37만 명 포함)으로 적격 연령대(18~60세) 경제활동인구(2287만8000명)의 90% 이상을 포괄하고 있으나, 소득조차 신고하지 않는 납부예외자나 소득을 신고했지만 보험료를 장기간(1년 이상) 미납하고 있는 장기체납자가 570만 명(전체 가입자의 약 27%)에 달한다.

윤 교수는 "즉, 명목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 우리나라가 당면한 공적연금 강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다지 낮지 않은 현재의 명목소득대체율을 실질소득대체율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축소하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분석 결과, 시장소득 기준 빈곤가구가 공적연금을 보유했을 경우에는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빈곤을 탈출할 확률이 44.6%에 달하는 데 비해 공적연금을 보유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9.8%에 불과했다.

이는 연금 성숙에 따라 재분배가 강화되는 공통적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됐으나, 광범위한 사각지대로 인해 그 폭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소득빈곤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 여부별 소득보유 현황(2015년, %). <자료=한국개발연구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 순기능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윤 교수는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이 충분치 못할 경우 연금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하게 되는데,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이제 연금제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글로벌화된 경제환경 속에서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국가재정, 자본시장, 노동시장, 장기적 경제성장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후 진행돼온 각국 연금개혁의 대략적 방향은 보험료 기여와 급여 간 연계를 강화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유인을 내장하는 것, 적립금 비중을 증가시키는 것, 인구구조 변화가 연금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확정급여 형태를 약화시키는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것, 사적연금의 역할을 확대시켜 사적연금과 공적부문의 경계를 재설정하는 것 등이다. 한 마디로 공적연금이 전체 경제에 가지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연금제도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윤 교수는 "궁극적으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공적연금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면서 노후소득보장체계를 튼튼히 하는 것"이라며 "외형적으로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명목적인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노후소득보장의 실질적인 병목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취약층의 연금보험료를 지원하고 가입회피자 제재를 강화하며, 건강한 고령자가 근로를 계속하는 데 장애가 되는 노동시장 차별을 해소하고, 고용지원서비스가 고령자를 적극적으로 포괄해야 한다"며 "고령 근로에 따라 국민연금의 수급시작연령과 그에 따른 연금액 조정에 대한 선택지를 넓히고, 퇴직연금의 중도해지를 지양하고 연금화와 운용선진화를 촉진하는 것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