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상승세, 가격 안정책에도 앞으로 더 오를 전망
[뉴스핌=백진규 기자] 과잉과 경기침체가 겹쳐 4년간 내리 하락세를 보여온 중국 석탄 가격이 올 들어 170%나 치솟는 가파른 V자 반등을 연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는 석탄 가격 안정화 계획을 발표했으나, 업계에선 연말까지 가격이 10% 가량 더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공급측 개혁’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제시해 왔다. 금속 에너지 등 전통산업의 생산과잉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중 특히 석탄산업은 대표적인 생산과잉 업종이었다.
중국 당국은 석탄회사들에 감원 감산을 포함한 구조조정 대책을 내놓으라며 압박했고, 금융투자기관들은 석탄업계 신용리스크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업계 종사자들은 보너스는 물론이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올해 들어 180도 달라졌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석탄업계의 반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1톤당 390위안에 거래되던 화력발전용 석탄은 11월 4일 현재 640~650위안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발개위는 최근 2달동안 모두 6차례 대책회의를 소집했고, 지난 3일에도 석탄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가격 급등을 방지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석탄 가격 조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채굴일수 채굴량 감소…부동산 경기 확대에 수요는 증가
공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채굴 일수 감소에 있다. 기존 석탄 채굴 일수는 연 330일이었으나, 중국 정부는 생산과잉 해소를 위해 올 4월부터 채굴 일수를 276일로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석탄 채굴량이 36.6억톤이었으나 올해는 11%가량 줄어든 32.6억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3월엔 산시(山西)성 퉁메이그룹(同煤集團)에서 석탄 채굴 중 19명의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감독당국이 안전 검사 등을 진행하면서 다른 석탄회사들의 채굴량도 줄어들었다.
9월엔 화물트럭 탑재량 규제, 10월엔 철도운송비용 증가가 이어지면서 석탄 운임도 증가했다. 올 여름 혹서기가 이어지면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도 석탄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에 올해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개발 수요도 늘어났고, 다시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 생산에 필요한 석탄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770kg의 석탄이 사용된다.
지난 1일 차이신 제조업 구매자관리(PMI)지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51.2로 집계된 영향도 크다. 이는 2014년 7월 이래 최고치로, PMI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그 윗단에선 경기 성장을 의미한다. 이날 화력발전용 석탄은 하루 만에 4.7%나 올라 1톤당 649위안을 기록했다.
앞으로 겨울이 다가오면서 연말까지 석탄 가격이 10%가량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비록 석탄 생산량은 소폭 증가하겠지만 수요 확대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