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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차세대 주자 열전…오너 2세 누가 뛰나

기사입력 : 2016년10월26일 09:49

최종수정 : 2016년10월26일 09:49

탄탄한 전문감각에 젊은 패기 더해져 제2의 도약 발판 마련 분주해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5일 오후 3시1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패션 중견기업들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되면서 2·3세들의 경영 참여가 늘고 있다. 이들은 1970~80년대 뚝심의 도전정신으로 기업을 키워낸 창업주와 달리 해외유학 혹은 경영학 전공을 통해 체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특히 전문적인 감각에 젊은 패기까지 더해져 기업체질 개선 혹은 세계무대 속 활동으로 '제2의 도약' 발판을 다지는 2세 경영인도 여럿이다. 경기 부진으로 저조한 매출성적표를 보이는 패션업계에서 차세대 주자들의 감각이 어떤 성과를 보이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대에 걸친 패션업계 맞수 열전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중견기업 2세 경영인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대표주자로는 최혜원 형지 IC&C 대표와 박이라 세정 부사장이 꼽힌다. 창립 시기마저 같은 형지와 세정의 라이벌 구도는 아버지 최병오 회장과 박순호 회장때부터 지속됐다. 그런데 최 대표와 박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시기까지 맞물리며 2대에 걸친 '맞수 열전'이 지속되고 있다.

30대 젊은 나이에 경영 일선에 오른 최 대표는 열정적이고 강한 추진력으로 정평이 났다.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는 최 대표가 론칭부터 경영까지 모두 진두지휘했다. 방송인 추성훈 부인 야노시호를 모델로 선정하고 브랜드콘셉트를 정하는 것도 전부 그의 손을 거쳤다. 백화점 위주 유통망 확장도 그의 추진력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캐리스노트는 지난해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스테파넬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0% 증가했다.

최 대표는 현재 남성복사업 체질 개선과 중국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형지는 최근 남성복 '예작' '본즈플로어' 등을 앞세워 중국을 공략 중인데,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백화점과 쇼핑몰 20여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박 부사장은 미국에서 MBA를 수료하고 2004년 세정 비서실에 입사하면서부터 현장 감각을 익혀온 '창조형 경영자'다. 2005년 세정 입사 후 비서실, 브랜드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3년 새로운 유통 플랫폼인 웰메이드 론칭과 주얼리브랜드 디디에두보 론칭을 이끌어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비서실, 웰메이드사업본부, 마케팅홍보실, 구매생산조직 담당임원을 맡으며 경영일선에 참여, ‘크리스.크리스티’ 론칭과 중국진출 기틀을 마련했다. 이 경험을 발판삼아 박 부사장은 총괄책임자로서 세정의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정은 지난 3월,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메이루어백화점에 1호 매장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글로벌 사업은 '우리 몫'...세계화 추진하는 2세들

지난해 1월, 블랙야크 신규브랜드 론칭자리에 깜짝 등장한 인물이 있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장남인 강준석(35) 글로벌사업본부 이사는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브랜드 '나우'의 국내 론칭을 주도적으로 이끈 핵심 인물로 소개됐다. 향후 사업에 대한 발표에도 직접 나섰다.

강 이사는 미국 유학 경험을 살려 국내에서만 전개되던 블랙야크의 한계에 도전하는 중이다. 2년전 그가 직접 론칭한 나우는 ‘글로벌야크로드’ 일환으로, 불황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다. 나우는 지난해 블랙야크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400억원 매출을 2020년까지 달성할 방침이다. 강 이사는 글로벌사업부를 이끌며 아시아·유럽·북미 대륙 진출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아웃도어시장에서 '신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해외에서 활약하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경영 2세로 윤근창 휠라코리아 부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윤 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카이스트와 미국 MBA 유학 경험을 살려 지난 2007년부터 휠라USA에서 활동하고 있다. 브랜드 핵심영역인 신발 개발·소싱매니저를 시작으로 마케팅 등 실무중심으로 경영수업을 받았고, 지난해부터는 CFO와 본부장을 함께 맡았다.

지난 2월에는 휠라코리아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며 국내에서의 관리시스템 리뉴얼과 해외시장 사업전반도 책임지는 중이다. 휠라코리아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올해 안으로 선진화 업무 시스템인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을 목표로 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주 신원 대표와 김지혜 성주그룹 팀장은 회사의 위기 순간 ‘구원투수’로 등장한 2세에 해당한다. 신원은 지난 4월 창업주 박성철 회장의 삼남인 박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그동안 신원의 해외법인과 수출부문을 진두지휘해온 ‘해외수출 영업통’이 경영전면에 나선 데는 박 회장과 형 박정빈 부회장의 경영공백 때문이었다.

회사돈 횡령혐의로 법정 구속상태인 가족을 대신했지만, 현재 신원은 차분한 위기극복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신원은 소비 부진에 올해 초 개성공단 중단사태까지 이중고를 겪는 중에도 박 대표를 주축으로 브랜드별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전문가 육성투자를 계속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수학할 정도의 수재로 정평난 김지혜 성주그룹 글로벌 이커머스 팀장은 2년 전 김성주 회장이 적십자 총재로 선출되자 영국에서 급히 돌아왔다. 그녀가 맡은 MCM 글로벌 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 2014년부터 총력을 기울이는 부서로, 지난해 럭셔리브랜드 최초로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서비스 'M5서비스'를 오픈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한편, 이들 외에도 경영일선에서 뚜렷한 행보를 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경영수업을 받는 2·3세 경영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영원무역의 창업주인 성기학 영원무역홀딩스 회장의 차녀 성래은 사장이 있다. 그는 지난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전면에 부상했지만, 내실 작업에 집중하면 조용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신영와코루 창업주의 손자인 이성원 기획조정실 차장 역시 지난 2014년 영업직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현장경험을 익히며 지분을 확대할 뿐 경영일선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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