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들과 소통 중시·질문 성격 달라져
[뉴스핌=김성수 기자] 한국시간 기준 오는 10일 열리는 대통령 후보 2차 텔레비전(TV) 토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더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이번 2차 토론은 지난 1차 토론과는 전혀 다른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대선 후보와 청중들 사이의 밀착감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번 토론에서는 두 후보가 연단에 나란히 서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청중들도 앉아서 듣기만 하는 정적인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후보 모두가 무대를 자유롭게 활보하면서 청중들과 시선을 마주치고 소통할 예정이다.
<사진=AP/뉴시스> |
후보들에게 주어지는 질문의 성격도 완전히 달라진다. 1차 토론에서는 인터뷰 질문을 사회자가 전부 맡아서 했던 반면, 이번에는 각 후보에게 주어질 질문의 절반을 청중들에게서 받는다. 즉 정치나 외교 안보와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유권자들의 실생활과 직접 연관돼 있는 질문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대통령 공개 질문(프레지덴셜 오픈 퀘스천스, presidentialopenquestions.co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두 후보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올리거나 이미 올려져 있는 질문 중에서 본인이 선호하는 질문에 투표 버튼을 누를 수 있다.
2차 토론에서 사회자 역할을 맡을 ABC뉴스의 마르타 라다츠와 CNN의 앤더슨 쿠퍼는 가장 많은 '보트(vote)' 버튼이 눌러진 30개의 질문 목록을 검토하고 토론 진행에 반영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많은 수의 보트를 얻은 질문들 중에는 "우리 부모님을 추방한다면 저는 어떻게 되나요(1만5426표)", "상위 0.1%가 전체 부의 90%를 차지하게끔 만드는 세금 정책을 바꿀 건가요(3131표)",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노동자 가족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요(1579표)", "공무원들은 왜 불법적이거나 부도덕적인 행위를 하면서도 해고되지 않나요(164표)", "이민자들이 기존 미국인들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요(115표)" 등이 있었다.
네티즌들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묻는 질문들 목록 중 일부. "우리 부모님을 추방한다면 저는 어떻게 되나요(1만5426표)". <출처=presidentialopenquestions.com> |
7일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1차 토론에서 본인의 탈세 행각을 사실상 인정한 가운데, 2차 토론에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을 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클린턴 역시 자신이 갖고 있는 약점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그는 자신이 국무장관으로 일하던 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기 시작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자유 무역에 대해 일관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국무장관 시절 TPP를 '최첨단(cutting edge)', '황금 기준(gold standard)'이라고 극찬했었으나, 지난 8월 경제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나는 TPP에 반대하고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반대할 것이고, 대통령으로서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장관 때와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자유 무역에 대한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또 트럼프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봤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지난번 1차 토론 때보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경우 클린턴이 이를 어떻게 반박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지난 4일 열린 부통령 TV토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가 보여줬던 침착하고 냉정했던 모습을 트럼프도 배우기를 바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