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장금상선, TEU당 50달러로 2배 이상 인상 추진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글로벌 시장서 운임 속속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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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중소 해운사들이 '적자 늪'에 빠져있는 한중 노선에서 운임비를 인상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해당 노선에서 운송난이 발생한 것을 활용, 수익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고려해운을 포함한 중소 해운사들은 인천~대련‧상하이‧칭다오‧닝보 등 주요 한중노선에서 수출운임과 수입운임을 각각 1TEU당 50달러씩 올리기로 하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풀무원 등 주요 화주들에게 통보했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던 2개의 한중노선에서 운송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인상 여건이 조성된 것인데, 수출운임은 기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였던 것이 100달러로, 수입운임은 103달러에서 153달러로 각각 오르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중노선은 그동안 운임을 회복하고 싶어도 화주들의 강한 반발로 성사시키지 못했던 대표적인 노선"이라며 "선주들은 비정상적인 운임 척결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던 터라, 한진해운 사태가 오히려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 해운사들로서는 사실상 제로(0)운임에 가깝다는 평까지 있었던 한중노선에서 운임이 인상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 해운사들은 지난 2015년부터 한중노선에서 제대로 된 운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내 제조업 부문 경기 둔화로 무역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해운사들이 운임인상을 결정해 화주들에게 통보하더라도 계획만큼 운임이 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관련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중노선에서 물동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134만TEU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이라며 "다른 노선에서 1500달러에 달하는 운임비를 받는 것과 달리 한중노선에서는 50달러 밖에 받지 못하는 것은 공급과잉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운임 인상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10월 이후에는 운임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상선 등 주요 선사들이 대체선박을 투입하고 있는데다가, 한진해운을 대신해 운송을 요청할 해외선사들이 최근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해운이 사라지자 대만의 양밍, 중국원양해운 등은 한중노선에 선박을 긴급 투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선사들이 한국기업들에게 접촉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며 "어느 한 곳이 무너지기만 기다리면서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주요 선사들은 속으로 환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한중노선 외에도 운임인상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진해운 주력 노선인 아시아·미국 서해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8월 말 1100달러 수준에서 9월 초 180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 아시아·미국 동해안 노선 운임은 1600달러에서 2400달러로 오르는 등 주요 노선 운임이 일제히 상승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외 해운사들이 운임을 올려도 손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운임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며 “해운사들은 대체선박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기 전 최대한 수익을 내고자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