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지원ㆍ한진해운발 물류대란 지적 쏟아져
임종룡 "약한 구조조정 뼈아파..보신주의 탓인지 분석"
[뉴스핌=조인영 기자] 8일 열린 국회 조선·해운 청문회에선 지난해 10월 22일 서별관 회의에서 대우조선 지원을 결정한 과정과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는 질의가 쏟아졌다. 또 물류대란 등 한진해운 후폭풍에 대한 대책 마련 역시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증인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엄용수 새누리당 의원은 정성립 사장 취임 후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내부 보고에서 분식회계 언급이 나왔는 지를 물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분식회계는 듣지 못했고, 프로젝트 보고 중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차 내부 진단 결과가 5월 말 나와 대주주(산은)에게 보고드렸고 2차 진단이 6월 20일경 나와 이 진단 결과도 대주주에게 보고했다"며 산은과 여러 차례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부실 문제의 근본원인은 사람 보다는 잘못된 금융정책과 시스템, 도덕적 문제 탓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섭 새누리당 의원은 국책은행들이 민간은행에 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 늦고 한계기업들에겐 대출을 늘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국책은행이 갖고 있는 부실기업 대부분은 대규모 장치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조선, 해운 등 커다란 규모 산업"라며 "워크아웃이라고 하는 과정 자체가 기업 정상화를 어렵게 하는 케이스가 훨씬 많아 이전 단계인 자율협약 단계서 이 문제를 정상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규모 산업으로 지원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책은행이)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강도가 약한 것은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보신주의로 약화된 게 아닌 지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정책금융이라는 것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미국 마저도 수출입은행 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STX조선해양이 2013년 3월 말 자율협약을 신청한 후 실사 전에 회사에 1조원을 지원했다"며 판단의 근거를 물었다.
당시 STX조선 지원을 담당했던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은 "유동성이 고갈된 상태에서 긴급 자금 투입이 안되면 공정이 모두 중단될 상황이기 때문에 채권단 자금 지원이 불가피했다"고 답했다.
이어 "채권은행 입장에선 각 은행의 채권 회수 뿐아니라 그 회사가 도산했을 경우 국가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수 밖에 없어 그런 측면을 감안해 채권단 정상화 추진 방안과 자금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에 대한 무대책 질타도 이어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진해운에 대한 대책도 없이 법정관리를 시켰다. 화주들에게 말이라도 해서 짐을 못싣게 해야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해수부와 협의하고 고민했지만 이런 것이 충분치 못한 점은 솔직히 인정한다"면서도 "이런 한계는 한진해운의 화주정보와 운송계획"에서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채권단을 비롯해 여러차례 한진과 회의하면서 대비책을 세워달라고 했다. 산은이 같이 현대상선과 협의해달라고 했으나 이런 부분에 대한 정보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며 "그런 와중에 9월 4일 채권단이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이런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황을 맞이하게 됐고 충분히 대비 하지 못한 것 송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의원들은 대우조선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 보고서, 서별관 회의록, 4조2000억원의 용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수석 등 당시 서별관 회의에 참석한 핵심 인물들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현재 해외체류중인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참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