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대기로’…과감한 개혁 필요할 때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를 알리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지만, 이는 투자자에게 악재가 아니라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자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 아시아 편집장인 윌리엄 페섹은 중국 지표 결과만 두고 본다면 우려스러울 수 있으나, 이는 수출 제조업에서 내수 중심으로 한 '균형 성장'으로 나아가고 있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이야 말로 더욱 단호한 개혁 조치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표 소화에도 ‘균형’이 필요
얼마 전 발표된 중국의 1월~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모두 증가 속도가 둔화되며 예상을 하회했다. 하지만 공개된 지표들만으로는 중국 경제 상황을 비관하기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UBS가 중국 은행 76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2015년까지 부실 대출 2710억달러 가량을 정리했고 완충자본은 940억달러 정도 추가로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국 경제 규모가 20조달러 정도에 부실대출은 6800억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취한 조치는 미비한 수준이지만 건전성 개선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 환영할 만한 결과다.
비생산적인 인프라 프로젝트에 오랜 기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던 중국 국유기업들의 숫자가 줄고 투자 성과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중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페색은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신규 건설 프로젝트나 투자에도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시진핑 개혁, '중대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블룸버그> |
중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가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물론 갈 길이 멀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국 부채 규모는 총 25조달러 정도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4%에 육박한 수준이며,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좀비기업들의 악성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페색은 지금이야말로 시진핑 주석의 개혁 정책이 중대기로에 선 시점이라며, 성장 둔화와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안에 지레 겁먹어 다시 부양 카드를 꺼내 들기 보다는 오히려 과감한 개혁 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중국 정부는 개혁 개선이 나타날 만한 시점에 다시 부양 조치로 선회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작년 여름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듯이 중국 정부의 행보 하나하나가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다음 선택이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페색은 시 주석이 추가 개혁을 위해 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투자자들 역시 당장의 부양을 기다리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균형 재조정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