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하이투자, 연내 매각 어려운 이유들

기사입력 : 2016년06월29일 11:36

최종수정 : 2016년06월29일 11:36

가격·매력 측면에서 온도차 커

[뉴스핌=이광수 기자] 사겠다는 곳이 나올까.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을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이 다소 비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3일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그 후 한 달 이상 지났지만 '설'조차 뜸하다.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을 연내에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증권가에선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본전 생각나는 가격

가장 주요한 요인은 가격이다.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인 CJ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지급한 대금은 7050억원. 여기에 유상증자 4111억원을 포함하면 총 1억1161억원을 하이투자증권에 쏟았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하이투자증권 매각가는 5700억원.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1분기 말 자기자본은 7139억원이다. 여기에 주당순자산배율(PBR) 0.8배를 적용한 가격이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 의미한다. 상장사가 아닌 하이투자증권의 PBR 0.8은 중형사인 하이투자증권의 규모와 업력, 경영권 등을 고려한 수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PBR 0.8배도 과대 평가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을 비롯한 현재 국내 상장 증권사 10곳의 올해 평균 PBR은 0.67. 현재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등 증권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에 PBR 0.8배는 후하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나쁠 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PBR이 0.5에서 0.3배까지 적용된 적이 있다"며 "인수 후보로 거론된 한 증권사에는 PBR 0.3~0.4를 적용한 2000억원대면 고려해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하이투자증권 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재무 개선 효과 크지 않아

물론 낮은 가격이라도 팔아서 급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장부가 보다 낮게 팔게 되면 장부상 손실로 산정돼 매각 취지가 퇴색된다. 

지분구조도 매각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하이투자증권 지분의 85.32%를 갖고 있고, 현대중공업이 하이미포조선의 지분 42.34%을 갖고있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보유한 현대미포조선의 지분(42.34%) 만큼만 하이투자증권 매각 대금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가령 하이투자증권이 1조원에 매각됐다고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은 4200여억원의 매각 대금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매력 요소 찾기 힘들어

매각 발표 초기 시장에서 잠재적 인수자로 거론된 곳은 BNK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다. 이들은 모두 자기자본을 늘려 사업 다각화를 꿰하고 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인수 가능성은 희미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신한금융투자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 2조4760억원에 하이투자증권 자기자본을 더하게 되면 3조원 이상의 대형 IB의 반열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3조원이 넘으면 종합금융투자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연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금투의 인수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투 입장에선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돈으로 유상증자를 하는게 낫다고 보고 있다"며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좀 더 큰 잠재적 매물을 기다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BNK투자증권 역시 규모를 늘릴 방법을 고심중이나, 부산과 울산, 경남 등에서 많은 영업점을 갖고있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게되면 비즈니스 영역이 겹친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 역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더라도 자기자본 3조원에 미치지 못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있겠냐는 관측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증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실적도 현대증공업이라는 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 시장)을 갖고 있어서 가능한 것인데, 이 시장이 없어지면 지금까지의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매각에 대한 의지가 사실 그리 강하지도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