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거래량 사상 최대치 기록
외인 매도세 이어지며 장중 1900선 붕괴
[뉴스핌=이광수 기자] 반전의 드라마를 써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포함해 총 47조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61.47포인트, 3.09%하락한 1925.2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2년 5월 18일(3.40%)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이날 지수는 영국의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여론 조사 등으로 거래일대비 14.84포인트,0.75%오른 2001.55로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장중 한 때 1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브렉시트 개표 결과 <자료=Financial Times 캡쳐> |
이처럼 코스피의 하루 변동폭이 1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충격으로 급락했던 지난 2011년 8월 9일(143.95포인트)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은 7억2700만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1482억원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저점 매수 물량으로 541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34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종합은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종합해서 총 772억원 순매도다.
24일 코스피 <자료=대신증권 HTS> |
시가총액 상위주는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10% 내린 1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전력과 현대차, 현대모비스도 1~2% 내렸다. 신한지주와 POSCO는 4~5%대로 하락폭이 컸다. 단 SK하이닉스는 장 마감 직전 0.16%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36포인트, 4.76% 내린 647.16으로 장을 마쳤다.
24일 코스닥 <자료=대신증권 HTS> |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7.88포인트, 1.16%오른 687.40으로 출발했으나 브렉시트가 확실시 되면서 장중 한 때 7% 넘게 폭락하면서 12시 50분 20초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지난 2월 12일 발동한 이후 올해 들어 두번째 발동이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의 호가 효력을 5분간 제한해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거래대금은 6조6220억원으로 역대 2위를, 거래량은 15억7300만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시가총액은 4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어 총 47조 4410억원이 증발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먼사태처럼 펀더멘탈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시스템적 문제여서 리먼에 준하는 심각한 사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시장 현상은 단기 급락, 가파른 가격 조정 등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런 단기 급락은 다음주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유동성을 푸는 쪽의 정책 공조가 어느정도 되느냐, 다른 EU 국가들에게 탈퇴 분위기가 어느정도 전이되느냐 등 불확실성의 정도에 따란 시장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유지하면서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관계당국과 기관도 분주한 모양새다. 한국거래소는 오후 '비상시장점검회의'를 열어 브렉시트에 따른 국내외 증시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시장 급락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해 시장 안정화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즉시 가동할 방침이다.
한국은행 역시 오후 2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재소집해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