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알리바바 베이비' 상장 추진, 증시 새바람
[뉴스핌=이승환 기자]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입점 업체로 시작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 일명 '알리바바 베이비'들이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새로운 주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알리바바 베이비 기업들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기반으로 10~30대 고객을 확보, 오프라인 전통기업들을 능가하는 유통 공룡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알리바바 본사 <사진=바이두(百度)> |
중국 유력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에 따르면, 현재 약 100여개의 알리바바 입주 업체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A주(중국본토 시장) 증시 상장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선전(深圳)증시 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고 있는 창업판(創業板)의 현재 상장사 숫자가 500여개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들 업체들의 증시 러시가 중국 주식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에는 알리바바 전자상거래에 입점해 있는 50여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들이 선전증권거래소를 찾아 증시 상장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특히 이들 50개 기업 중에는 시장가치가 수십억 위안으로 평가 받고 있는 스타 온라인 쇼핑몰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자본시장 안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이들 기업들의 상장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 신화망(新華網)은 “알리바바, 아마존 등 1세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자본시장 진출에 이어, 이번에는 그들의 입주업체들이었던 온라인 점포들이 중국 증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알리바바 베이비들이 잇따라 증시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지난 몇 년 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몸집이 커질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성장 한계점을 돌파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측에 따르면, 현재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입점해 있는 기업들의 가치만 1000억위안(약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징둥닷컴(京東, JD.com), 웨이핀후이(唯品会, vip.com) 등 알리바바 이외의 전자상거래 입점 업체들의 가치를 더하면 그 규모가 우리돈으로 수십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이미 오프라인 전통 기업들을 넘어선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출신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우리나라 동대문 스타일 패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한두이서(韓都衣舍)다. 지난 2008년 처음 알리바바에 입점한 이 업체의 2015년 연간 매출액은 2800억원으로 지난 7년새 140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직원수도 3000여명까지 늘어나며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올해에는 매출액 4500억원을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인테리어 소품 쇼핑몰인 스촹장식(實創裝飾)도 지난해 처음 매출액 20억위안(약 3600억원)을 돌파했다. 알리바바 산하의 B2C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서 달성한 매출액 규모만 10억위안에 육박한다. 스촹장식은 현재 중국 전역 28개 도시에 물류창고를 설치하고 주문된 상품을 배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겅리밍(耿黎明) 스촹장식 부총재는 최근 신화망과의 인터뷰에서 “증시 상장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인테리어 소품 판매 만으로는 현재의 매출액이 정점이라고 판단, 자금 조달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알리바바 입점 온라인 식품 업체인 산즈쑹슈(三只松鼠), 티몰 가구 주문 1위 업체 린스무예(林氏木業)의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25억위안(약 4500억원), 30억위안(약 5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망에 따르면 현재 알리바바에만 약 1천만개의 판매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중 상위 100개 기업만 증시에 상장한다 해도 이들의 시가총액은 수천만위안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들 업체들의 상장을 돕기 위해 지난 4월 전문적인 테스크포스팀을 출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