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9개 장례식장 영업자의 불공정 약관조항 시정
[뉴스핌=정경환 기자] 장례식장에 외부음식물을 가져다 쓸 수 있게 약관이 고쳐졌다. 또 실제 이용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비용은 내지않아도 되는 등 장례식장 이용에서의 불편이 상당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 이하 공정위)는 7일 서울 소재 29개 장례식장 영업자가 사용하는 '장례식장 이용 약관'을 점검, 외부음식물 일체 반입금지 조항 등 6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시정 대상 약관은 ▲외부로부터의 음식물 반입을 일체 금지하는 조항 ▲계약해지 시 고객에게 과중한 원상회복의무를 부과하는 조항 ▲사고발생 시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휴대물·귀중품 분실 시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사업자에게 유리한 계약해석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 등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례식장은 이용기간이 짧고, 예상치 못한 일로 준비기간 없이 장례를 치러야하는 특성상 공급자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서비스를 따를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소비행태를 보인다"며 "불공정약관을 시정함으로써 향후 발생 가능한 소비자 피해 및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실태조사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부음식물 반입 거부, 분실물건에 대한 책임회피 등 불공정 거래관행이 성행함에 따라 소비자 불만사례 상담건수는 2012년 29건에서 2013년 38건, 2014년 64건으로 매년 늘었다.
공정위는 외부에서의 음식물 반입을 일체 금지하던 장례식장에 대해 변질의 우려가 적은 비조리음식(과일류, 음료·주류 등)의 반입은 원칙적으로 허용토록 했다. 변질가능성이 큰 조리음식(밥, 국, 전류, 반찬류 등)은 당사자 간의 협의로 반입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계약 해지 시 계약 당시 정한 사용료 전액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는 약관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 시 실제 이용한 기간만큼의 사용료만 지불하도록 수정했다. 임차 건물 내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에 대해 임차인이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은 시설물 하자, 종업원의 고의·과실 등 사업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사고 발생 시 그 책임을 사업자가 지도록 했다.
또한,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휴대물, 귀중품 등이 분실·훼손·도난 되었을 경우 사업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고쳤다. 기존 약관은 휴대물, 현금·귀중품 등 분실물에 대해 사업자는 책임을 지지 않게 돼 있었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사업자의 해석·결정이 아니라 관계 법령 및 일반관례에 따르도록 했고, 계약에 관한 분쟁을 다루는 관할법원을 민사소송법에 따라 정하도록 수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국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등 이번 조사대상 29개 사업자는 약관심사 과정에서 해당 약관조항을 모두 자진 시정했다"며 "앞으로도 관혼상제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