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추절 이은 국경절에 유커 ‘대목’ 전망
[뉴스핌=강필성 기자] “추석이 지난 뒤, 연말까지는 유통업계의 비수기로 꼽힙니다. 추석을 앞두고 몰린 수요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열리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전언이다. 전통적 비수기인 명절 직후에 열리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유통업계에게 단비와 같다. 백화점·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이 함께 동원되는 첫 대규모 할인 행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중추절에 이어 노동절 휴가 기간이 겹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가 대거 몰린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은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블랙프라이데이’을 앞두고 분주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이 이례적 행사에 착수하면서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다양한 할인, 경품 이벤트 등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통상 크리스마스, 연말까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유통업계에서 ‘블랙프라이데이’ 4분기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참여 규모도 사상 최대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71개 점포), 대형마트(398개), 편의점(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한다.
세부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에 약 580여개 브랜드 세일에 참여하고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카드 결제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결제금액을 100% 환불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을을 맞아 아웃도어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는 중이다.
대형마트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생필품 1000여개 품목을 50% 할인 판매하고 롯데마트는 삼겹살, 계란, 세제 등 의류 브랜드와 생필품을 3000여종을 반값 판매한다. 홈플러스 역시 생필품 반값 행사와 더불어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을 최대 40% 할인하기로 했다. 편의점은 PB제품 구매시 적립 비율을 높이거나 인기상품 구매시 증정행사, 음료·과자할인 등을 진행한다.
이외에 오픈마켓 및 온라인몰 업체들도 특가상품 기획전을 비롯해 추가 할인 쿠폰을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는 중이다.
이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비 촉진을 통한 경기활성화 뿐 아니라 유커의 소비도 겨냥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발길이 뜸해졌던 유커를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다시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다.
실제 이번 중국 국경절에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인 중추절과 국경절의 사이가 4일에 불과해 장기간 채류하며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중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원조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백화점에서는 주요 명품 브랜드가 이번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일부 제품의 할인도 가을 정기세일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실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넷째주 금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대규모세일을 진행해 약 보름의 행사에 그치는 국내와 비교해서 그 기간이 훨씬 길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율은 유통사가 각 브랜드와 협의해야하는 탓에 일방적으로 높이고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재고를 싸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행사가 그 원조지 유통업계의 할인행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