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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 급락에도 부채위기 모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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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통화 표시 채권 비중 급증, 부채 구조 개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 여름 전세계 금융시장의 패닉에도 이머징마켓이 신용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공 부문의 부채 구조가 크게 개선돼 위기에 대한 면역력이 증강됐다는 평가다.

인도 루피화[출처=블룸버그통신]
2일(현지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의 자국 통화 표시 부채 비중이 15년 전 50%에서 가파르게 상승, 약 7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외화 표시 부채의 비중이 대폭 낮아진 데 따라 글로벌 금융 및 경제 위기에 따른 충격이 일정 부분 상쇄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디스는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이머징마켓의 부채 구조가 현격하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이 급변동하고 있지만 부채 위기가 발생할 리스크가 과거만큼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헤알화가 최근1년 사이 달러화에 대해 30% 이상 떨어지는 등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가파른 내림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환율 급변동이 이들 국가의 신용위기를 초래하는 악순환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와 상이한 양상이다.

무디스의 엘레나 두가 애널리스트는 “이머징마켓의 부채 구조가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됐고, 이 때문에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투자은행(IB)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이앤 스텔리 펀드매니저는 “과거 이머징마켓 위기 당시 해당 국가들은 대규모 달러화 표시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고, 여기서 위기가 초래됐다”며 “한 차례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이들 정부는 부채 구조의 변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신흥국 통화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관련 국가의 채권시장에서 위기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자국 통화 표시 부채 비중이 늘어난 동시에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도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높였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별도의 조사에 따르면 연기금과 보험사 등 국내 투자기관이 보유한 국채 비중이 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0년 58%에서 상당폭 늘어난 수치다.

또 외환보유액의 확충도 위기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피치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외환보유액은 1998년 5000억달러를 밑돌았으나 최근 3조8000억달러로 불어났다.

과거에 비해 부채 구조가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외풍에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부채 보유 비중이 낮아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멕시코와 인도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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