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또 온다.. 현금 채권이 왕"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증시 패닉장세가 점차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없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지면서 시장이 언제 또 폭락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증시 하락에도 충격을 받지 않을 만한 안전한 포트폴리오는 없을까.
투자자문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수석투자전략가(CIO)는 27일 배런스 기고문에서 증시 폭락장에서는 현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이 '왕'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이 바닥에 이르렀라고 확신할 수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위험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을 잡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너드 CIO는 최근의 조정장이 완전히 인단락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를 꼽았다.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이 지수는 글로벌 증시 급락과 함께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지난 2011년 수준만큼 오르지는 못했다. 2011년은 포르투갈 구제금융 신청과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 다양한 글로벌 악재가 동시에 발생했던 시기다.
S&P500지수 장기 차트(주봉) <출처=배런스온라인> |
S&P500지수 장기 차트 상으로 볼 때 상대강도지수(RSI)는 30% 아래로 떨어져 현재 장세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극단적 과매도 상태(25%미만)까지 추락하지는 않고 있다.
마이너드는 향후 몇 주일 동안은 증시가 단기 저점을 탐색하면서 S&P500지수가 182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S&P500지수는 고점대비 15% 하락한 수준으로, 강세장에서 봤을 때 양호한 조정 폭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시 조정 국면이 재연될 경우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는 호재일 것이며 현금보유를 늘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책이라고 마이너드는 말했다.
미국 USA투데이의 마트 크란츠 칼럼니스트도 증시가 턴어라운드(반등)하기 전에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란츠는 "증시가 이처럼 단기간에 급락한 것은 강세장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조정을 받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많이 오른 만큼 고통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안 손더스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글로벌 증시 폭락장이 장기 자산배분을 전략적으로 결정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이 단기에 폭락한다 해서 감정적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험 선호도와 투자 만기에 따라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아웃퍼폼한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언더퍼폼한 자산을 늘리는 식으로 자산 구성을 중립적으로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워런 버핏이 한 말처럼 증시가 급락할 때일수록 탐욕을 부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의 스티브 셰퍼 기고가는 "시장이 급락했을 때 매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순히 급락한 자산을 사들이려 하는 것은 상승한 자산을 따라 사려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시장이 스트레스 상황이라 해서 기존에 구축해 뒀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폐기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오디 애셋 매니지먼트를 운용하는 런던 금융시장의 대표적 헤지펀드 '크리스핀 오디'는 이달 중국 증시에 대해 숏 베팅을 한 결과 9%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핀 오디는 올해 초에 증시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대폭락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번에 예언이 적중한 것이다. 앞서 크리스핀 오디는 지난 4월 중국 증시가 급등할 때 중국에 대해 숏베팅해 19%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옴니 매크로 펀드 역시 중국 증시에 대해 숏베팅해 4.9% 수익률을 거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