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순유출 전환..美금리인상시 추가 유출 가능성 커
[뉴스핌=김남현 기자] 내외금리차가 또다시 좁혀지기 시작했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자금은 이미 한국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외금리차의 추가 축소는 자금유출 우려를 증폭시키기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우리나라에 대한 재투자를 주저하는 정도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이 본격화하고 중국 등 이머징국가의 불안감이 더해질 경우 급격한 자금유출 등 우려할만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자료제공 = 체크> |
내외금리차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한 지난 6월 11일 151bp에서 136bp로 급격히 좁혀진 이래 한 달 보름 가까이 136bp에서 137bp를 유지해 왔었다. 이 같은 내외금리차의 추가 축소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지면서 리보금리가 상승세를 보여서다.
◆ 투자 메리트 축소에 재투자 주저
외국인 자금은 이미 셀 코리아(Sell Korea) 중이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6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억379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주식자금이 1억1940만달러, 채권자금이 6억1850만달러 순유출을 나타냈다.
이는 환율전쟁에 따른 글로벌 금리인하가 한창이던 연말 연초 이후 5개월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4억6900만달러, 올 1월에는 6억6070억달러 순유출을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국가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머징국가의 통화약세에 원화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달러/원 환율도 7월 현재 1143.22원(평균환율 기준)을 기록하면 최근 두 달간 51.95원이나 치솟았다. 아울러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환매가 이뤄지면서 글로벌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봤다.
신홍섭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금리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이머징 통화 약세에 어느 정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심리로 자금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 증시의 급등락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맞물리고 있다. 신흥국 쪽 자금유출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인선 한은 채권시장팀장도 “신흥국의 외환시장 불안과 글로벌 펀드의 수신고 감소에 따른 투자채권의 매도 등에 외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미 금리인상 본격화, 이머징 불안 시엔 모른다<자료제공 = 한국은행>
아직은 본격적인 자금유출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우리나라가 이머징국가 중 그나마 양호한 경제 상황을 갖고 있는 데다 국가신용등급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신홍섭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보다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이 더 불안하다.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국가에서 모두 빠져나간다면 모를까 국가신용등급을 봐도 딱히 투자할 곳이 없다는 점에서 재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정도로 보인다”며 “다만 투자메리트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스왑레이트(현·선물 금리차이)를 고려한 차익거래 유인이 급격히 줄었지만, 여전히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실제 3개월물 통화안정증권(통안채)과 라이보 기준 내외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를 뺀 차익거래 유인은 월평균 기준 6월 46bp에서 7월 24bp로 축소된 바 있다.
황인선 팀장은 “달러/원 상승 분위기에서 만기도래 물량에 대한 재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지 내외금리차 축소 등 요인에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섰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이 본격화하고 중국 등 이머징국가 불안이 확산될 경우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신홍섭 애널리스트는 “이머징국가 불안이 심화하고 미 금리인상이 가시화될 경우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미국 자금의 경우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에서라도 본국으로 자금이 이전될 수 있다. 다만 유럽 쪽 자금의 경우 마땅한 투자처가 있을까 싶다”면서도 “자금유출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