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오래가는 리튬이온전지 기술 상용화 주목
[뉴스핌=정경환 기자] 삼성전자의 리튬이온전지 신기술 개발 소식에 삼성SDI가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에너지밀도를 2배 증가시키는 이번 신기술이 삼성SDI 전지 사업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삼성전자의 리튬이온전지 에너지밀도 2배 구현 기술 상용화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25일 상용 리튬이온전지 보다 2배에 가까운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고결정 그래핀(Graphene) 코팅 실리콘 음극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손인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고결정 그래핀의 신규 합성법을 고용량 실리콘 음극에 적용해 리튬이온전지 소재 성능을 크게 향상한 결과"라고 전했다.
리튬이온전지는 1991년 최초로 상용화된 이후, 음극이나 양극 소재의 한계로 인해 전지 구조 최적화를 통한 용량 개선 중심으로 개발돼 왔다. 이에 따라 용량 발전이 2배 수준에 그쳐, 모바일 기기와 전기자동차 시장의 본격 성장에 따른 고용량, 고밀도 전지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기존 음극 소재인 흑연 대비 4배의 용량을 가진 고용량, 고내구성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상용 리튬이온전지에 적용하면 2배에 가까운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바, 쉽게 말해 같은 크기의 전지라도 2배 더 오래 쓸 수 있게 됐다. 관련 기술은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에 총 5건이 특허 출원됐다.
이와 관련, 삼성SDI가 이번 신기술의 상용화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만약,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2차전지 분야에서 경쟁업체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2차전지 시장에서 리튬이온전지가 대세인 상황"이라며 "리튬이온전지 에너지밀도를 2배 늘리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합기술원은 미래산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한 기관으로, 상용화는 이와 별개의 문제다"면서도 "이번 신기술의 상용화와 관련, 업계에서는 2~3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SDI 측은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향후 해당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SDI는 소형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26.95%로 1위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19.5%로 2위인 LG화학이 최근 세계 최초로 육각형 형태의 헥사곤(Hexagon)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는 등 1위 자리를 바싹 위협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말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얼마나 이른 시간에 상용화를 이룰지가 관건으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시장 파급력이 클 것이란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4억5800만달러(약 17조원)에서 2020년에는 377억1600만달러(약 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