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I, 기준금리 7.25%로 인하…올해만 세번째
[뉴스핌=배효진 기자] 인도 주식시장이 인도중앙은행(RBI)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2% 이상 미끄러졌다. RBI의 기준금리 인하 강도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데 이어 지급준비율(CRR)이 동결되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RBI의 불투명한 입장만 부각된 까닭이다.
2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거래소의 센섹스지수(S&P BSE SENSEX)는 전날보다 660.61포인트, 2.37% 하락한 2만7188.38에 마쳤다. 내셔널거래소의 니프티지수(S&P CNX NIFTY)는 196.95포인트, 2.34% 밀린 8236.45에 마감했다.
내셔널거래소 상장 주식 중 1135개가 떨어졌고 275개가 올랐다. 뭄바이거래소에서는 617개가 하락하고 108개가 상승하는 등 두 시장 모두 하락한 주식이 더 많았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주식은 니프티지수 소속 지엔터테인먼트(종목코드 : ZEE)로 2.25% 올랐다. 반면 아시스뱅크(종목코드 : AXBK)는 4.38% 하락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RBI는 기준금리인 1일물 레포(RP) 금리를 7.25%로 25bp(1bp=0.01%) 인하했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 금리인하다. 최근 급격히 둔화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과 경제회복세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라구람 라잔 RBI 총재는 "경기지표가 엇갈리고 민간투자와 신용증가세도 부진하다"며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 경제의 회복세는 최근들어 주춤해진 상황이다.
인도의 수출은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4월 산업생산은 2.1% 늘어나는 데 그쳐 5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물가를 반영한 자본투자 대출 규모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RBI의 목표치 상단 아래에서 머무르고 있는 점도 금리인하 배경이다. 4월 인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개월래 최저치인 4.87%를 기록했다. 당국은 내년 1월까지 인플레이션률을 6%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치로 제시한 바 있다.
금리인하 조치에 외환시장에서 인도 루피화는 달러화 대비 0.29% 상승한 63.89루피를 나타내 약세로 돌아섰다.
다만 RBI는 추가 부양책을 내놓는 데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라잔 총재는 "오는 6월~9월에 있을 몬순(우기)이 인도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며 몬순이 미칠 영향을 확인한 후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매년 6~9월 몬순의 강우량은 인도의 곡물 생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엘니뇨로 인한 폭염이 발생해 가뭄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인도 CPI 바스켓에서 식료품 비중은 47.6%다. 물가상승률 변동폭이 작황에 따라 널뛰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RBI도 이런 점을 고려해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RP금리를 기준금리로 취급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몬순 기간에 기준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