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정기 세무조사‥특이사항 없다"
[뉴스핌=이강혁·강필성 기자] 패션그룹 신원에 대해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 세무조사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세무당국 주변에서는 특별조사로의 전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오너일가의 지분 현황 등 지배구조 전반은 물론 국내외 계열사에 대한 광범위한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신원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신원에 대한 세무조사는 서울국세청 조사3국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이번 조사는 신원과 계열사 간 거래 등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 관계자는 "최근 정기 세무조사가 시작됐다"며 "별 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신원은 지난 2009년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통상 정기조사는 4~5년 주기로 실시된다.
다만 세무당국 주변에서는 이번 조사가 정기조사 성격이지만 다소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3국의 경우 조사1,2국과는 달리 몇몇 의문점이 있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오너일가 지분 현황 등 그룹의 지배구조 전반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고, 매출 중 65%에 달하는 해외 매출에 대한 거래 내역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신원은 수출부문에서 6개, 패션부문에서 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하던 지배구조 이슈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원의 최대주주인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로도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는 신원의 지분 28.42%(17만여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구조로만 본다면 신원의 최대주주인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는 신원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신원지엘에스, 신원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다. 신원이 워크아웃 상태이던 2001년 설립(자본금 5000만원)된 이 회사는 지분구조나 매출 등 그 실체가 외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2011년 말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이 회사는 명목상으로는 광고 대행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주식소유를 통해 타법인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이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이다. 일종의 페이퍼컴퍼니 성격으로도 불릴 수 있는 대목이다. 한해 5000억~6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신원을 지배하고 있지만 지난해 4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급여로 당기에 6900여만원을 사용했을 뿐이다.
이와 함께 세무당국은 2009년 세무조사 이후의 신원과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를 둘러싼 지배구조의 변화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적으로 지난 2012년 10월 신원의 2대 주주였던 김용희씨는 보유한 신원 주식을 모두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월 박 회장의 장남 박정환씨와 차남 박정빈 신원 부회장, 막내 박정주 신원 부사장이 각각 신원 지분 0.82%를 매입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신원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박 회장의 경우 신원에 대한 지분은 없다. 1990년대 후반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보유 지분을 모두 회사에 무상 증여했기 때문이다. 그런 박 회장이 여전히 실질적인 신원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평이다.
신원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4356억3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62억660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 (feel@newspim.com)